[독일]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박물관 탐방기

   
 
구텐베르크 박물관(Johannes Gutenberg Museum)은 1400년경 마인츠(Mainz)에서 태어났고 유럽 최초로 인쇄술을 발명한 구텐베르크의 탄생 500주년을 기념하여 1901년 6월 23일에 최초 설립되었다. 1933/1939~1945년 전쟁 당시 훼손된 건물은 1945년부터 보수작업을 시작하여 완공되었고, 1962년에 현재의 박물관으로 이전되었다. 또한 1978년에는 구텐베르크가 최초로 인쇄한 성경들 중의 한 부를 뉴욕에서 경매로 획득한 후, 여러 번의 개보수작업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현재 구텐베르크 박물관은 실제로 600여 년 전 구텐베르크가 살았던 곳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중세시대인 1400년 마인츠에서 태어난 구텐베르크는 두 도시, 독일 마인츠와 독일과 인접한 프랑스에 위치한 도시 스트라스부르크(Strassburg)를 오가며 일생을 보냈다. 기록에 의하면 1434~1444년 사이 스트라스부르크에서 지내던 구텐베르크는 1448년 다시 마인츠로 돌아오는데, 이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인쇄기계를 발명하는데 주력하였다고 한다.

1452~1455년 사이 구텐베르크는 약 180여 권의 성경(성경은 라틴어로 총 두 권으로, 1282페이지로 인쇄되었다. 한 페이지당 42줄인 것이 특징적이다)을 인쇄하는데 성공하게 되는데, 이 작업을 하기 위해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법정에까지 서게 된다. 그 후 재판에서 패소한 구텐베르크는 생전 귀족으로 승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468년 2월 3일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다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현재 우리에게 알려진 구텐베르크의 얼굴은 당시 여러 가지 기록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상상 속의 모습이며, 아쉽게도 그의 개인적인 삶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마인츠는 활판인쇄술을 발명하여 종교개혁의 발판을 마련한 구텐베르크로 대표되는 독일 연방주 중 라인란트-팔츠의 수도이다. 지금으로부터 600여 년 전에 이곳 마인츠에서 태어난 귀족 출신 구텐베르크는 본인의 출생지에서 활판인쇄소를 직접 경영하며 최초로 라틴어로 된 성서를 인쇄하였다. 여러 권의 당시 인쇄본들은 현재에도 여러 국가에서 보관 중이며, 그 중 한 본이 마인츠 구텐베르크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박물관내에는 대부분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는데, 구텐베르크 성서본 또한 아쉽게도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었다.)

시내 중심에 위치한 구텐베르크 박물관은 설립된 후 약 100여 년 동안 여러 번의 보수공사를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으며, 박물관 내에서 일년 내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접해 있는 구텐베르크 도서관과 함께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는 작은 카페도 눈에 띄었다.
 
박물관에 들어서기 전에 바닥이 놓여 있는 앞에 보이는 이 부조물들도 박물관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나무 부조물들은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의 활자를 인쇄하던 방식 중의 하나를 장식물로 표현한 것이다. 더불어 박물관 앞에 장식되어있는 여러 장의 청동 부조판의 모습도 상징적이다. 초기 인쇄방식 중 하나로 나무 한쪽 면에 도구를 이용해 글자나 그림을 파낸 후 그 위에 색깔을 칠한 다음 양피지에 찍어내는 방식을 이용했었다.

박물관은 전체적으로 지하 1층과 지상 3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세시대를 출발 기점으로 하여 각 시대별로 당시의 인쇄기계와 출판물들을 통해 유럽에서 인쇄술이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하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박물관에서 제공하는 행사 중의 하나로 하루에 두 번씩 박물관을 찾아온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약 15분간 이 박물관의 지하에서 직접 그 당시 구텐베르크가 성서를 인쇄하던 방식을 그대로 재현해 보이는 행사가 열린다. 모든 연령대가 참여가능하며, 관람객들이 직접 인쇄 작업에 참여하게끔 하고 있다. 하루 평균 30여 명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그 당시 출판과정을 소개하는 이 행사에서는 행사 진행자가 예전에 구텐베르크가 발명했던 기계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실제로 중세시대에 양피지를 이용해 글을 인쇄하는 과정을 그대로 재현했다. 행사 참가자들 중 실제 인쇄과정을 재현해 본 마리 마이어(Marie Meier) 씨는 인터뷰에서 “보기보다 기계를 손으로 움직여야 해서 힘든 작업이었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당시 구텐베르크가 동일한 과정으로 인쇄한 180여 권의 보존 상태가 너무 좋아서 놀랍다”라고 말했다.

 
   
 
물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박물관 측은 6세 이상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약 1달에 한번 정도 박물관 전체를 돌며 전반적인 설명을 해 주고 있었다. 참가비는 일인당 1유로이고, 사전 예약은 하지 않아도 된다. 약 1시간 정도 진행되는 어린이 프로그램에서도 인쇄기계를 직접 다루어 보고 글도 인쇄하는 과정을 시작으로 인쇄술 발전의 중심지였던 마인츠의 역사에 대해서까지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박물관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TV에서는 영상물을 통해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신문 및 잡지 등이 인쇄되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었다.
 
구텐베르크 박물관은 유럽 인쇄술의 발전만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았다. 놀랍게도 박물관 내에서는 아시아 인쇄술의 변화에 대해서도 한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전시를 하고 있었다. 두 국가의 고대 문자에서부터 현대 출판물에 이르기까지 다소 넓은 공간을 할애해 전시하고 있었는데, 아시아 문자를 살펴보는 관람객들의 얼굴이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마인츠에서 태어난 구텐베르크에 대한 마인츠 시민들의 자부심은 실로 대단하다. 마인츠 시민들은 구텐베르크가 600년 전 마인츠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박물관을 건립했으며, 현재 도시의 상징으로 자리잡기까지 시 자체의 노력과 함께 시민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하나의 도시가 구텐베르크라는 인물로 상징되기까지, 그리고 그 이미지가 현재에서 미래로 하나의 자긍심이라는 끈으로 끊임없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구텐베르크의 도시 마인츠가 보여주듯이 상호간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협력과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박물관(Johannes Gutenberg Museum)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