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가진 특별한 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다

EBS 다큐프라임 「이야기의 힘」 제작팀지음
황금물고기 | 2011.9.30

 

 

문학, 교육학 등 인문학 분야에서 자주 사용되던 스토리텔링이 언제부터인가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이야기로 마케팅 하는 기법’이란 의미로 자주 쓰인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는 물건에 얽힌 이야기에 기꺼이 돈을 지불해 왔는데 말이다.

 

고대 유물들이 천문학적인 가치가 있는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 희소성을 떠받치는 서사적인 ‘이야기’가 있어서다. 그 유물을 어디서 누가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가 유물의 객관적 나이보다 훨씬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 세계에서는 이야기가 있는 물건이 비싸게 거래된다.

 

현재 우리가 소비하는 대부분의 명품들 역시 스토리를 배경으로 가치가 매겨진다. 소재와 제작기법, 디자인의 뛰어남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에 깃든 ‘이야기’이다. 짝퉁 명품들이 100% 정교하게 제작되었다고 해도 진품을 능가할 수 없는 것은 이야기 없는 물건 자체의 공허함 때문이 아닐까?

 

재미있는 이야기에 환호하는 것이 우리 인간의 특징이라고 놓고 보면 마음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은 언제나 특별한 대우를 받아 왔다. 그래서 어느날인가 부터 우리는 스토리텔링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보고자 연구하게 되었다. 이 책 “이야기의 힘”은 스토리텔링으로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기 위한 기술적인 측면이 강조된 책이다.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 그것은 이야기가 가진 특별한 힘이다. 뛰어난 검술이나 사람을 유혹할 만한 다른 특별한 기술을 가지지 않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 천 일하고도 하룻밤을 살아내고 왕을 변화시킨 현명한 여자 셰에라자드. 그녀는 샘처럼 마르지 않는 ‘이야기의 힘’을 믿었던 것이다. p.23

 

애석하게도 평범한 우리는 마르지 않는 이야기의 샘을 갖고 태어나지 못했다. 미래의 경쟁력이 스토리텔링이라고 인정한다면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하나쯤은 배워서라도 익혀 두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 마련이 아닐까? 이 질문에 대해 이 책은 다소 원론적인 답 다섯 개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재미있는 이야기는 구조부터 다르다 – 탄탄한 구조를 통해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명확하게 하라.
둘째, 등장인물을 명확하게 설정하라 – 주인공과 적대자의 캐릭터를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셋째, 반전이 가져다 주는 묘미를 살려라 – 관객은 의외성, 어긋난 결과에 열광한다.
넷째, 비극을 이용한 공감대를 형성하라 – 관객은 희극보다 비극적 소재에 더 공감한다.
다섯째, 아이러니를 200% 활용하라 – 관객은 알고 주인공은 모르는 아이러니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진심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 그것이 스토리텔링이다
마이클 티어노지음 김윤철옮김

아우라 | 2008.11.01

“당신의 영혼으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 『시학』의 핵심이다. 당신은 당신의 영혼으로 관객과 하나 되어야 한다. 관객과 여행을 떠날 때 당신은 그들을 어디로 데려가고 싶어하는지, 어떻게 데려가야 하는지를 어떤 지점에서는 결정해야 하고, 그 다음에 실제로 그들을 데려가야 한다.” p.229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서사적인 글쓰기를 하려는 사람에게는 일종의 바이블이다. 마이클 티노어는 현대의 영화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대입시켜 설명하고 있다. 결론은 ‘시학’이야 말로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다 정도가 된다. 당신의 영혼으로 글을 쓰라는 말 자체는 정말 할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 결국 스토리텔러가 된다는 뜻이다. 바꾸어 말하면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려 애쓰기 전에 당신 스스로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쉽고 명확하게 순수한 당신의 모습을 전하라는 이 책의 주장이야 말로 스토리텔링의 본질 아닐까? 열정과 행복, 즐거움, 고뇌, 공포, 웃음이 내 안에 차고 넘쳐야 그때서야 할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진정 사람을 유혹하는 스토리텔링의 전제 조건이 된다고 믿게 만드는 책이다. 결국 기술과 기법 이전에 내 안에 이야기가 고일 수 있도록 행동과 신념을 우선 갖추라는 조언과 다를 바 없다.

 

훌륭한 스토리텔링을 꿈꾸는가?

먼저 당신 스스로 스토리가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