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은 중장년과 노년을 대상으로 한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빠르게 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 ‘창의적 나이듦’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이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더불어 새 정부의 국정 과제에 따른 정책 입안과 교육진흥원이 추진하는 사업과 제도가 맞물리면서 2018 아르떼 아카데미에서는 생애전환, 수요자 맞춤형, 노년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연수 프로그램을 신설해 운영했다. 이에 관련 연수와 연구에 참여한 세 명의 전문가와 함께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의 의미와 가치, 연수의 내용과 방향성 등을 짚어보며 향후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이 자리매김하기 위한 접근방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좌담 개요
• 일 시 : 2018. 9. 28.(금) 오후 2시
• 장 소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회의실 R2
• 참석자 : 김혜일(문화공동체 아우름 대표), 백현주(수원시 평생학습관 기획실장), 양재혁(컬쳐커뮤니티 동네 대표)
쉽지 않은 대상과의 거리, 생애전환의 의미
김혜일 : 문화예술교육에서 생애주기 또는 생애전환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두 용어에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생애주기는 개별적인 특성을 존중하기보다는 대상을 일반화해 시류로 흘러가는 세대로 그리는 것에 반해 생애전환은 굉장히 인문학적인 시선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대상의 생각과 고민에 기반한 수요자 중심의 의미라는 데서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데 생애전환을 논하고 시범사업을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고민 없이 해당 프로그램에 접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전환’의 고민을 누가, 어떻게, 왜 할 것인가는 굉장히 중요하다.
양재혁 : 생애전환기는 마치 표준렌즈에서 광각렌즈로 넘어가는 식의 시각 변화를 일으키는 때라고 본다. 꼭 ‘신중년(5060세대)’가 아니더라도 40대, 30대에도 전환기의 시각 변화를 겪는다. 즉, 전환기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맞이하는 시기이며, 삶을 넓게 바라보는 시기로서 본질에 관한 성찰을 압축적으로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성찰을 ‘다운로드’ 할 시간도 없이 교육을 통해 뭔가를 ‘업로드’ 하려 한다. 생애전환기에 있는 분들을 아우르도록 교육의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
백현주 : 신중년 대상의 사업이 벌써 유행처럼 되었다. 현재는 생물학적 나이 중심으로 이야기하는데, 그 또래의 사회문화적인 경험치가 있다. 전쟁을 겪지 않은 첫 세대로 공부를 많이 했고 열심히 일했다는 게 이들 세대의 특징이다. 하고자 하는 게 이 세대를 특정하는 교육인지, ‘생애전환’기를 맞이하는 이에 대한 교육인지 헷갈린다. 삶에서 전환은 나이 때문에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또한 누가, 어떻게 고민해야 하는가를 놓고 봤을 때, 생애 전환은 전환기에 처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과 가까이서 함께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문화예술교육이 여기에도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양재혁 : 공감한다. 생애전환 사업이 주요 타겟 연령인 50세~65세를 대상으로 추진되는데, 왜 노년 층위를 자꾸 구분하느냐는 질문이 예술강사들로부터 들어온다. 지금은 생물학적 나이로 구분하는데, 단순히 나이만으로 구분하기보다는 여러 조건을 고민해보는 지점이 필요한 것 같다. 이 부분에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김혜일 : 사실 생애전환에 문화예술교육이 왜 필요한가를 가늠할 때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후기 청년’이라고도 불리는 신중년들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문화도 있고, 또 한편에서는 만들어가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를 지켜보면서 같이 발맞출 필요는 있다고 본다. 너무 앞서 나가서 지표를 만들거나 어떤 것을 모델화해서 이게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하는 것도 일반화의 오류이다. 더 깊이 들어가 보고, 함께 지켜볼 시간적인 여유가 필요하다.
김혜일, 백현주, 양재혁
좌표 설정,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방향
백현주 : 전환이란 상태나 방향이 바뀌는 것, 또는 바꾸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전환을 좀 더 적극적으로 마주하게 하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의 몫인 것 같다. 신중년 세대에게 여러 가지 변화, 예를 들면 소속이 없어진다거나 자기 사명이 없어진다거나 하는 박탈이 일어날 때, 오히려 이 시기를 진짜 삶의 계기로 만들어가는 적극적인 전환을 이끄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이지 싶다. 최근 출간된 일본 소설 『70세 사망법안, 가결』은 70세 생일을 맞이한 사람은 30일 이내에 사망해야 한다는 법안이 가결되는 설정인데, 소설의 주인공이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하면서 상황을 타개하는 과정을 그렸다. 극단적인 설정이지만 문화예술교육은 이런 상상력을 제공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동안 살아보지 않았던 나로 살게 하는 과정’과 그런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문화예술교육이 필요하다.
양재혁 : 최근 건강보험료 지급률 40% 이상이 노인층이라는 뉴스에 달린 댓글을 유심히 봤는데, 90% 이상이 노인층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세대 갈등이 만들어지고 있더라. 만약 우리 세대라면 그런 댓글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을 어느 정도 갖췄으니 어떻게든 내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노년층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전환기의 확장을 일으키려면 다양한 채널의 예술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서 무언가를 ‘다운로드’ 하고, 이분들 또한 스스로 무언가를 기록해야 한다. 이런 지점에서 문화예술교육이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혜일 : 지금의 어르신들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교육으로는 현장에서 좋은 모델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느껴진다. 왜 그런가를 되짚어보면 예술강사에게만 전담하고 ‘함께’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강사나 기획자, 예술강사 모두 함께, 제대로, 계속해서 공부하는 방식이 병행되어야 한다. 노인 문화예술교육은 절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하고, 또는 그들의 삶을 교육자로서 건드리기도 하며, 예술적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기도 해야 한다. 가령, 매주 수요일마다 신중년 어머님들과 인문학 모임을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참여자 3분의 1이 중도탈락한다. 이유는 변화에 따르는 두려움 때문이다. 교양적인 것을 넘어서 삶을 건드리니 수강자는 불편한 셈이다.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연결할지가 중요하다. 이 부분에 관한 철저한 연구가 현실적으로 필요하다.
백현주 : 대부분의 수강자들은 변화나 새로운 시도에 두려움이 가득하고 거부감이나 저항감도 크다. 그러다 보니 인식의 전환, 모드의 전환을 일으키는 건 굉장히 어렵다. 엊그저께 명절 끝나고 포털에서 “작은아빠도 전 좀 부치시죠.”라는 제목의 기사를 봤는데, 50대의 작은아빠가 이 말을 듣고 기분은 나빴지만 수긍이 되더라고 한다. 이런 게 전환일 터다. 그렇다면 문화예술교육 현장이 이 정도의 분위기를 조성했느냐고 했을 때 나는 갸우뚱하게 된다. 대상자가 불편해하지 않는 정도의 교육이 평균적이다. 물론 그럴 수밖에 없다. 그 이상을 하면 참여자가 오지 않으니까. 아직 50세에 진입하지 않았거나 베이비붐 이후 세대는 조금 달라 유연하다. 하지만 지금 전환기에 있는 이 세대는 오히려 ‘전환’에 있어서 소극적이다. 활동은 적극적으로 하시지만. 그 부분을 건드릴 수 없다면 그냥 취미교양에 머무를 거라고 본다.
김혜일 : 지금은 과도기이기에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우리는 지금 문화예술교육 강사들에게 어르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노력을 하라고 요구한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 않다. 이미 인생의 지난한 경험이 있는 분들이 대상이기에 거기서 다시 스파크를 일으키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작은 부딪힘만 일어나게 해도 성공했다, 하는 정도다. 여기서 더 강한 스파크가 일어나야 교육적으로 가치 있다고 본다.
새로운 방법론을 찾기 위해 주목해야 할 것
백현주 : 수요자인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하는 사람도 변화의 고통이 수반되어야 하지만, 기획자, 정책 입안자가 고통 분담을 하지 않으면 가치 있는 프로그램이 나오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성인을 교육하고, 교육으로 변화를 끌어내는 게 가능한가? 나는 여기서부터 의문이다. 그럼 그 목표 지점을 어디까지 설정해야 하는가? 그것이 굉장히 궁금하다.
양재혁 : 근래 아주 재밌게 봤던 유튜브 방송이 하나 있다. 63살의 어르신이 게임 방송을 한다. 아들이 알려줘서 방송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구독자가 많지는 않지만 이분이 자기 또래의 언어를 사용하면서 스스로 굉장히 즐기신다. 개인적으로 전환이 즐거워지려면 자신에게 스파크가 일어야 하는데, 그게 스스로 일으키기가 굉장히 힘들다.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매체 등을 활용하여 자신을 기록할 방법들이 많아지는 데서 스스로 불꽃을 일으킬 가능성이 많이 생긴다고 본다.
백현주 : 이 이야기를 들으니 가짜뉴스가 떠오른다. 유튜브 가짜뉴스를 많이 보는 게 20대와 60대라고 한다. 이걸 보면서 나는 교육의 방식이 적극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성인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문화적으로 ‘물들이는’ 방식이어야만 의미가 있다. 지금처럼 강의실에서 교육하는 방식을 빨리 탈피하지 않으면 예술교육에도 답이 없다. 미디어를 통해서 문화적으로 학습되는 게 훨씬 강력하고 효과적인데, 여전히 강의실에서 강사를 중심으로 전달하는 방식에 기대는 것은 한계가 많다.
김혜일 : 동감한다. 문화예술교육이 구조화되면서 그 프레임에 갇히는 관성이 있다. 생애전환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확장하려면 앞서 백현주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 같은 창의력이 필요하다. 삶을 함께하는 범주에 들어가야만 그들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고, 끌어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예술 장르도 파괴해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기획자와 예술강사가 자기 생각과 인문학적 소양을 쌓지 않으면 안 된다. 사실 어르신들하고 몇 년 차 수업을 하는 강사조차도 어르신의 삶을 스토리텔링으로 끌어내는 ‘감(感)’을 못 갖고 있다. 과연 어떻게 해야 이 감을 연수생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양재혁 : 앞서 노년 문화예술교육에 필요한 게 다운로드라고 말했는데 이걸 신중년에 대입한다면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발화지점, 즉 생각을 바꾸는 계기를 만드는 거다. 이것을 만들어 내는 게 기획자나 예술강사의 역할이기에 더 좋은 학습효과를 낼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다른 접근 장치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절실하다.
김혜일 : 그 변곡점을 찾기 위해서 먼저 예술강사나 기획자에게 새로운 부딪힘을 미션처럼 제공해줘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소통의 도구로 문화예술교육을 배우고 있지만, 아무하고도 소통하지 않는다. 이게 큰 문제다. 외국 사례를 보면 무엇을 배우면 그것을 반드시 사회화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부딪힘이 일어나는 공간이나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예컨대, 여수에서 할머니 대상 우쿨렐레를 가르치는 강사의 사례가 떠오른다. 할머니들께 명절 때 우쿨렐레를 가져가서 반드시 손자와 자식들 앞에서 두 곡씩 연주하고 동영상을 보내라고 미션을 준 거다. 그중 감동적인 것은 아들 생일 축하곡을 아들, 며느리, 남편 앞에서 연주한 할머니였다. 특별한 게 아닐 수도 있지만 이런 소통의 과정이 필요하다. 어르신의 삶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 매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런 부딪힘을 만드는 게 문화예술교육이다. 확 바꾸기 어렵다면 지금 수준에서라도 실행 가능한 작은 것부터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변화와 시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백현주 : 아주 구체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노명우 선생님이 『인생극장』이라는 부모님 자서전을 썼는데 여기서 세 가지 문장을 인용하면 ‘다 먹고 살자는 짓이지’ ‘공부해야 출세하지’ ‘믿을 건 가족뿐이지’다. 이 책은 베이비붐 이전 세대에 관한 것인데 베이비부머나 요즘 청년들 바로 이전 세대까지 다 이 가치를 중심으로 살아왔지 싶다. 심지어 예술강사나 기획자들도 그렇다. 그래서 이들이 예술가와 좀 살아봤으면 좋겠다. 이번에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으로 ‘문학과 한 달 살아보기’라는 걸 진행했는데, 신중년들만 아니라 강사나 기획자들이 먼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창작자들, 예술가와 한 달 살아보기’ 이런 것도 좋고. 예술가들이 얼마나 하찮고 쓸데없는 짓을 하는지, 그러면서도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경탄하고 즐거워하는지 그런 걸 보면서 예술강사나 기획자들도 물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경험의 기회를 연수로 마련하면 안 되나.
왜 ‘창의적 나이듦’에 주목해야 하는가
양재혁 : 우리가 나이 드는 것을 걱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런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압축적으로 성장하다 보니 개인의 경제활동이 끝나면 사회적인 기능을 상실해 버리게 된다. 이 사이를 유연하게 넘어가기 위해 문화예술교육이 중요하다는 거다. 미국의 경우 스포츠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은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미식축구, 야구 등을 배우는데, 동네에서 운동을 가르치는 사람이 어르신이다. 그 과정을 통해 어르신이 사회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유지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런 장치 없이 급박하게 사회적 관계를 상실하다 보니 노년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 그래서 문화예술교육을 완충장치로 삼자는 것이다. 일상에 녹아들 수 있게끔 말이다. 마치 문화예술교육이 슈퍼맨처럼 영웅이 되어 뭔가를 급히 해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보폭을 맞춰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김혜일 : 어르신들이나 신중년 세대가 느끼는 ‘창의적 나이듦’이라는 것은 평범한 일상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건 예술가들이 하는 작업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교육이 그것을 발견하게 해주면 날마다 새로워지는 거다. 그런데 이것은 어르신들의 이야기, 바로 삶을 나누는 자리에서 발견해야 한다. 그래서 기획자들이 자신의 삶을 반추해 수만 가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도록 훈련이 필요하다. 연수나 워크숍, 학습 등을 통해 이 부분을 꼭 훈련해야 한다. 생애전환 프로그램은 새로움을 제공해야 하므로 예술가가 많이 참여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살아있는 예술적 프로그램으로 삶을 더 건드리고, 인문학적으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야 한다. 그래야만 초창기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백현주 : 맞다.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중 일부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장애 대상 문화예술교육을 하면 흔히 장애인을 교육해야 한다는 오류에 빠지는데 생애전환기 문화예술교육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대부분 관계적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당사자에 대한 교육만이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등 균형을 맞춰서 들여다봐야 한다. 즉 대상을 둘러싼 이해관계자가 이 전환기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전체적으로 조망해서 교육기획을 했으면 한다.
양재혁 : 사실 이번 연수에 참여한 몇몇 분들은 “왜 당장 필요한 것을 가르쳐주지 않느냐?”라는 식의 의견이 있었다. 어떤 프로그램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구색을 갖추기에 급급하면 겉으로 맴돌다 끝나는 경우가 많다. 내부로 들어가질 못한다. 그래서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연수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야 연수가 끝나고 나서도 누군가를 돌아볼 기회가 있을 것 같다. 교육강사로서 아쉬웠던 점인데, 참여자들의 질문이 많았지만 시간이 짧다 보니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는 게 어려웠다. 이야기할 때 맥락을 짚어주기는 하지만 그것을 바로 이해하시는 분이 있고, 그렇지 못한 분이 있기 때문에 연수나 워크숍 등 접할 기회를 자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백현주 : 아르떼 아카데미가 양적으로 감당해야 할 인원이 많겠지만 그들을 다 변화시키거나 성장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중에 소수 인원의 변화를 목표로 하면 어떨까. 준비된 인력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그 사람이 또 동료에게 영향을 주는 구조를 조성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양재혁 작가님이 지적한 바와 같이 그 안에서 상호학습하는 자발적인 단위나 커뮤니티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혜일
김혜일

문화공동체 아우름 대표, 문화기획자. 지역에서 10년 넘게 음악을 매개로 한 문화예술교육을 해왔다. 소소한 일상의 삶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스토리를 모티브로 활용한 문화기획을 하고 있다. 2018년 아르떼 아카데미 연수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보는 노인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했다.
백현주
백현주

미술과 디자인 언저리에서 에디터로 지내다 문화예술교육 및 커뮤니티 관련 연구와 컨설팅,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현재는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뜻밖의 사람들을 만나며 우리가 어떻게 함께 성장할 것인가에 생각과 힘을 집중하고 있다. 2018년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추진단에 참여하고 있다.
양재혁
양재혁

뜻한 바 있어 예술계로 들어와 작가로서 살아오면서 주변의 이웃들과 노는 것을 업으로 삼아 작업을 즐기고 있다. 현재 ‘컬쳐커뮤니티 동네’라는 단체에서 대표 직함을 맡고 있지만, 실상은 동네 노는 형이다. 2018년 아르떼 아카데미 연수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보는 노인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했다.
사진_이재범(pov스튜디오) andy45a@naver.com
arte365
정리 _ 프로젝트 궁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