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킹(making) 또는 메이커 중심 학습(maker-centered learning)은 실습, 학생 중심 학습을 의미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생각해 낸 질문을 탐구하고, 실제 문제에 학습한 것을 적용하고, 자료를 실험하고 관찰한 내용을 제작 중심 수업에 반영함으로써 더 심층적으로 학습하게 된다. 미국에는 이러한 메이커 기반 커리큘럼을 실행하는 학교가 많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러한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학교는 주로 실리콘밸리 근처의 사립학교이며, 혜택을 받는 것은 부유층 자녀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위치한 라이트하우스 커뮤니티 공립학교에서 운영하는 ‘창의력 연구소(Creativity Lab)’는 조금 다르다. 학생의 90%가 흑인과 라틴아메리카계로 84%가 무료급식이 필요한 빈곤층 자녀인 라이트하우스 커뮤니티 공립학교에서 학생들의 창의력 향상을 위한 메이커 기반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한 명의 교사가 시작한 학습자 중심 경험
창의력 연구소는 2009년 물리학과 로봇공학을 가르치는 교사 애런 밴더워프(Aaron Vanderwerff)의 11, 12학년 수업시간에서 시작되었다. 현재 창의력 연구소 디렉터인 그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이 과학과 공학 과목에서 필수적인 ‘학습자 중심 경험(learner-driven experiences)’을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그는 자신의 수업에 메이킹을 접목하고, 학생들이 수업의 결과물을 지역에서 열리는 메이커 페어(Maker Faire)에 출품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의 창의력과 자기 주도적인 감각을 직접 목격한 라이트하우스 커뮤니티 공립학교는 전 학년(K-12)을 위한 창의성 연구소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교과목과 메이킹을 통합하는 데 관심이 있는 교사와 교육자가 전문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되었다. 2009년 한 명의 교사로부터 시작된 작은 시도가 2013년 초, 중, 고등학교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창의력 연구소를 열게 되었고, 2016년에는 ‘메이커 기반 커리큘럼 학교’로 시스템을 개편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교실 하나 크기의 창의력 연구소에서는 방과 후 활동 또는 선택 수업으로 만들기 활동을 할 수 있고, 교내 모든 교실 한쪽에 간이 창의력 연구소를 마련하여 모든 교사가 적극적으로 메이킹을 접목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학교 전체를 작업 공간(maker space)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교사들이 자신의 과목 수업에 메이킹 활동을 접목시킬 수 있도록 교사 워크숍을 운영하고, 블로그, 협력단체 웹사이트 등을 통해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교과목과 메이킹을 통합한 통합교과는 과학, 수학, 역사 등 모든 과목에서 이론적인 학습이 아닌 실제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구조물이나 실험물을 만들어 봄으로써 학생들이 내용에 대해 더 깊이 있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프로그램 디렉터는 통합 교과목의 코치로 활동하며 교사와 협력하여 디자인, 제작 등을 지원한다.

학생 모두가 만들고 참여하고 공유하는 학습
창의력 연구소는 학생들의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중학교 수업에서는 판지 의자 디자인, 조명카드 만들기, 3D 프린팅 등 수학, 공학, 물리학, 과학, 예술 등 다양한 교과 과정의 주제를 다루며, 각 선택과목은 학생 개인이 최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프로그래밍 과정에서는 학생들이 오픈 소스 리소스 과정에서 코딩과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배우며, 전자부품을 사용하여 판자 로봇, 종이 회로, 온라인 비디오 게임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고등학교 수업에서는 중학교 과정과 같은 프로그래밍 수업을 통해 앱(app)을 개발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로봇공학 수업을 운영한다. 학생들은 1년 동안 정해진 부품으로 로봇을 만들며 교사가 제시한 과제를 해결한다. 학생들은 12월에 열리는 메이커 페어에 출품할 작품을 결정하고, 5개월간 작품 제작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방과 후 프로그램에서는 학생들이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해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만들어 보는 수업을 매주 진행한다. 중학생들은 그들이 배우고 싶은 분야를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자율성을 부여받기도 한다. 한편, 고등학생들은 방과 후, 자유로운 메이커 공간으로 바뀐 학교에서 교사가 지정한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진행하게 된다.
메이커 활동에서 쓰이는 재료들은 지역사회에서 운영하는 재활용품점에서 중고제품을 구매한다. 또한, 컴퓨터와 직접 상호작용하여 키보드와 마우스를 제어할 수 있는 키트 ‘메이키메이키(makey makey)’를 제공하는 등 학생들이 마음껏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를 구비하고 있다.

라이트하우스 커뮤니티 공립학교는 창의력 연구소 프로그램을 통해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교과목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미래에 일어날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창의적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혁신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창의력 연구소는 미국 내 비영리단체, 메이커 에드(Maker Ed), 체험박물관(Exploratorium), 리서치 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기관과 협력 또는 후원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창의력 연구소 2018 메이커 어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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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연구소 홈페이지 www.lighthousecreativitylab.org (사진 출처)
창의력 연구소 관련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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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_ 국제협력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