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문화예술교육 탐방 프로젝트 ’(이하 <A-round>)는 국내 문화예술교육 매개 인력의 해외 탐방 지원을 통한 역량강화 사업으로 2015년부터 시행되었다. 2017년에는 8월부터 12월까지 총 4팀 10명이 독일, 싱가포르, 이탈리아, 영국 등 각국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탐방‧조사 했다. [아르떼365]에서는 프로젝트를 통해 경험한 문화예술교육 전문가로서의 고민과 탐구점 그리고 생생한 해외 문화예술교육 사례들을 네 차례에 걸쳐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① 2017 글로벌 문화예술교육 탐방 프로젝트 <A-round> 탐방기 – 독일
② 2017 글로벌 문화예술교육 탐방 프로젝트 <A-round> 탐방기 – 싱가포르
③ 2017 글로벌 문화예술교육 탐방 프로젝트 <A-round> 탐방기 – 이탈리아
④  2017 글로벌 문화예술교육 탐방 프로젝트 <A-round> 탐방기 – 영국
일년 전, 메일에 들어 온 아르떼 웹진을 살펴보다 발견한 글로벌 문화예술교육 탐방 프로젝트 <A-round> 참여자 공모에 대한 공지를 보는 순간, 끌리듯이 세부 내용을 살펴봤다. 올해부터 조사연구형과 콘텐츠개발형,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졌는데 2017년부터 공부를 하겠다고 문화인류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했던 터라, 내가 관심 있고 잘 할 수 있는 유형은 조사연구형이라고 생각되었다. 15년 동안 문화현장에서 일하면서 연구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는데 그 중 해외사례와 비교분석을 통해 우리의 현장을 짚어보는 일을 하고 싶었었다. 평소 많은 일들을 의논하고 의지해온 고등학교 선배 이선 씨에게 같이 공모에 참여할 것을 제안하였고 흔쾌히 함께 하기로 결의를 했다. 이선 씨는 독일 예나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가 있으며 영어실력도 좋았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다.
프로젝트 제안서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은 논의를 했던 것이 서로가 가진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것이었다. 지역 문화현장에 대한 고민과 현안, 그리고 방향을 찾기 위해서 긴 시간 논의를 했지만 결국 ‘왜 이렇게 되었을까?’와 같이 여러 가지 상황과 한계를 토로하면서 마무리되기 일쑤였다. 그렇게 해서 최종 결정된 주제가 ‘삶 중심의 독일 문화예술교육을 찾아서’였고, 독일의 문화예술교육 기관의 내재된 철학과 메커니즘에 대한 분석을 목표로 하였다.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는 독일사회에서 철학과 메커니즘이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일상의 삶 속에 어떻게 녹아나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너무 거시적이고 광범위한 주제였지만 ‘현장에 가면 답이 있을 것이다’는 단순명료한 소신으로 한 가지씩 준비를 시작했다. 철학박사인 파트너 이선 씨는 기관의 철학을 분석하고 그것이 어떻게 현실에서 작동하는지, 나는 인터뷰와 참여관찰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을 읽고 정책과 기관 운영구조, 사람들이 어떠한 의미로 연결되고 활동하는지 분석하고자 하였다.
9월 22일 새벽 5시, 전주에서 출발하는 공항리무진버스에 탑승하기 전까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오랜 기간 떠나 있으려니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고 준비하기에 매우 시간이 촉박했다. 처음 가보는 독일에 대한 환상과 막연한 기대감, 그리고 프로젝트를 잘 완수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머리 속이 복잡했다. 그렇게 17일간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작해서 베를린, 바이마르, 뮌헨, 디센, 슈투트가르트, 뮌스터, 비스바덴, 그리고 다시 프랑크푸르트로 마무리하여 총 8개 도시를 방문했으며 독일연방교육연구부(BMBF), 바우하우스(Bauhaus) 대학 및 미술관, 칼오르프(Carl Orff) 센터와 생가, 발도로프(Waldorf) 사범대학을 방문하고 메어린 사회문화센터(Merlin Kulturzentrum), 쿠바 사회문화센터(Cuba Kulturzentrum), 슐라트호프 사회문화센터(Schlachthof Kulturzentrum)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 외 뮌헨의 옥토버 페스트(Oktoberfest)와 슈투트가르트의 폴크스 페스트(Volksfest), 뮌스터의 조각프로젝트(Skulptur Projekte Münster)는 운 좋게 일정이 맞아 참여할 수 있었다.
17일의 짦은 여정을 통해 독일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모든 것을 이야기하기엔 부족함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 경험하고 느꼈던 부분에 있어서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 글에서는 다양한 사례 중 세 개 도시를 통해 살펴본 독일 사회문화센터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독일 사회문화센터가 한국에 알려진 시점은 1996년 문민정부의 ‘삶의 질’ 세계화를 위한 문화복지 기본구상에 의해 문화의집 조성사업을 위한 연구자료에서 소개되었다. 한국 문화의집은 정부 문화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정부주도로 조성되었으며 현재는 지자체로 이양되어 운영되고 있다. 독일은 사회문화운동 차원에서 민간단체의 요구에 따라 주정부 주도로 독일 전역에 조성되어 있다. 독일 사회문화센터와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 한국에도 문화의집을 조성하였지만 운영 인력과 구조에 시작부터 큰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는 지속가능성과 문화 자치에 대한 과제를 제시하고 있는데, 슈투트가르트 메어린, 뮌스터 쿠바, 비스바덴 슐라트호프 사회문화센터에서 만났던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일상의 열린 공간_메어린 사회문화센터

슈투트가르트 서쪽에 위치한 메어린 사회문화센터(Merlin Kulturzentrum, 이하 메어린 센터)는 1983년에 개관하여 올해 35주년을 맞이한다. 메어린 센터는 콘서트, 문학수업, 어린이 연극, 영화상영과 축제를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공연장, 카페, 세미나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메어린 센터에서 프로그램 매니저로 근무하는 아르네 휴브너(Arne Hübner)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센터의 프로그램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인터뷰를 하러 간 날 저녁에는 센터에서 주민들을 위해 영국에서 초청한 락밴드 공연이 있어서 매우 분주했다. 메어린 센터는 독일에서 방문했던 세 개 기관 중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하였으며 운영인력은 6명, 근무시간은 20~40시간으로 유연하게 적용된다.
이 센터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40~50여 명으로 이루어진 에른암트(ehrenamt, 자원봉사) 명예조직이다. 이들은 돌아가면서 메어린 센터의 시설운영과 행사진행에 도움을 주고 있는데, 충성도 높은 회원으로 구성된 문화 자원봉사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다양한 행사를 운영하면서 받은 일정한 비용을 모아서 파티, 콘서트, 여행 등 주기적으로 함께하는 행사를 기획하여 진행한다. 아르네 휴브너는 메어린 센터 소속 락밴드 모임 운영자였고 락페스티벌에 적극 참여하면서 센터와 인연이 깊어진다. 마침 메어린 센터 직원 중 한명이 정년퇴직을 하면서 아르네 휴브너가 채용되었다. 그는 일주일 기준으로 20시간을 메어린 센터에서 근무하며 그래픽 디자이너를 겸하고 있다.
“연극 프로그램, 음악 프로그램, 강연과 같은 형식의 프로그램, 일요일은 가족들이 모여서 하루 종일 같이 밥을 먹으며 진행하는 프로그램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를 통해서 여러 가지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와 요구를 다양한 방향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사회문화센터의 목적이다.”
– 메어린 사회문화센터 아르네 휴브너
25개의 영원한 단합_쿠바 사회문화센터

뮌스터에 있는 쿠바 사회문화센터(Cuba Kulturzentrum, 이하 쿠바 센터)는 Cultur(문화), und(와), begegnungscentrum(만남센터), Achtermannstr(거리명)에 대한 약자로 이루어진 명칭이다. 1986년 개관하였고 1991년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쿠바센터 이전에 이곳에는 응용대학이 위치하고 있었으며 우리가 만난 라이너 보드(Rainer Bode)는 쿠바 센터의 전무이사이자 사회문화센터연합의 대표이다. 또한 그는 쿠바센터의 공동설립자로서 쿠바의 산역사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쿠바센터와 인연을 맺은 것은 바로 현재 위치하고 있는 자리에 있었던 응용대학에서 사회노동학 전공을 하면서 사회문화운동을 접하게 된 이후였다. 처음 이들의 고민은 사회단체들의 활동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때마침 대학이 이전하게 되었고 이곳을 임대하여 사용하게 된다. 그렇게 출발한 쿠바센터는 현재에도 25개 단체가 모여 하나의 센터를 이루고 있다.
쿠바 센터에서는 다양한 성격의 단체가 모여 끊임없는 토론을 통해 공통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는데, 특히 문화, 교육, 상담 및 행동 분야에서 대안적인 개념을 실험하고 시민들과 프로젝트를 만들면서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라이너 보드는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뮌스터 조각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며 이러한 프로젝트가 만들어지기까지 쿠바 센터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을 자랑스러워했다. ‘비판적이지만 건설적인 동반자’라고 칭하는 이 연합체는 뮌스터시의 문화교육과 사회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사회문화센터에서의 ‘사회적’이라는 의미는 ‘복지’라는 의미라기보다는 ‘공동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곳의 목표는 공간, 교육, 문화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다. 고급문화와는 다르게 어떠한 대안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즉, 다양한 문화를 여기에서 어떻게 펼쳐지게 할 것인가이다. 문화예술교육은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민주적 사회를 이루는 기반으로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고 생각한다.”
– 쿠바 사회문화센터 라이너 보드
자기 삶의 기획으로 시작하는 주체들의 움직임_슐라트호프 사회문화센터

1990년 즈음 코니 크루멕(Conny Krummeck)과 주변의 몇몇 젊은 독일 대학생들은 자기 성찰적 고민을 하게 된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된 ‘자기 삶의 기획’은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생각의 주체들이 모여 사회문화센터를 조성하는 것에 이르게 된다. 비스바덴 기차역에서 남동쪽으로 500미터 정도에 위치한 슐라트호프 사회문화센터(SCHLACHTHOF Kulturzentrum, 이하 슐라트호프 센터) 는 과거 도살장이었다. 슐라트 호프가 도살장을 뜻하며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면 도살장 사회문화센터가 되는 것이다. 한글로 옮기면 어감이 좋지는 않지만 역사성을 그대로 드러내기 위한 하나의 노력으로 보인다.
1992년, 독일의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라는 ‘삶의 기획’에 대한 물음을 던지기 시작했고, 많은 젊은이들이 이러한 의문점을 나누는 활동을 하기 위해서 비스바덴이라는 조용하고 부유한 지역에 모여서 비어있는 도살장에 사회문화센터를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을 일으킨다. 처음에는 도살장 공간에서 시작해서 점차적으로 잔디밭, 공원 그리고 수조타워, 영화관, 리허설 룸, 스튜디오 등 주변의 많은 건물을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생긴 슐라트호프 센터는 공간 운영에 있어서 자율적, 민주적으로 활용하는 측면을 중시하고 있다. 18세 청년부터 60세 노인까지 계층을 나누지 않고 자연스럽게 즐기는 밴드, 콘서트, 축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한 달에 한번 정기적인 토론을 거쳐 센터의 지향과 입장을 표명한다. 이렇게 많은 건물을 확보하고 지역민을 위한 프로그램과 국제행사를 치룰 수 있는 것은 22명의 실무 운영진으로 구성된 안정된 센터조직이 기반에 있다. 이들은 평균 23시간 근무를 통해 자기 삶에 대한 고민을 위한 노력에도 많은 힘을 쏟는다.
또한 슐라트호프 센터 건물 앞의 그림은 최근 세계 스트리트아트 대회 때 제작된 작품으로, 전세계의 그래피티 작가들이 모여 완성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처럼, 슐라트호프 센터는 인근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에서부터 국제행사까지 그 범위와 요구를 잘 파악하여 지속적으로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코니 크루멕과 인터뷰를 진행하던 시점에는 Markte in Kulturpark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20년의 역사를 가진 이 벼룩시장은 3월~10월까지 진행되며 115개의 셀러가 참여했다고 한다. ‘25년 동안 우리가 원했던 슐라트호프에서 서로 같이 일할 수 있다는 것, 이렇게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최고의 성과라고 생각한다’는 코니 크루멕은 벼룩시장 한 켠에서 자판 위의 헌책을 파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행사 진행자가 아닌 공원에 놀러온 사람처럼 여유롭게 보였다.
“사람들은 일을 하고 잠을 자고 이런 것들은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일이 끝나고 다시 자신의 삶과 영혼을 회복하는 것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문화라는 것은 삶을 향유하는 것을 되살리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은 축제를 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즐길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 슐라트호프 사회문화센터 코니 크루멕
느낌(!)로 시작해서 물음(?)으로 끝난 여행
복잡한 여러 가지 생각으로 시작한 독일탐방은 독일에 도착한 순간, 모든 것을 내려놓게 했다.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느끼려 했고 우중충한 베를린의 날씨 또한 독일의 매력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 보였다. 메르켈 총리가 당선되던 날, 선거일인지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조용한 거리의 모습에 놀랐고, 옥토버 페스트와 폴크스 페스트에서 모두가 하나 되어 열심히 노는 모습에 또 한 번 놀랐으며, 고속도로 운행속도를 칼같이 지키는 아우토반을 달리면서 점점 더 이해되기 시작했다. 각자의 시각에 따라 보고자 하는 것들이 다를 것이다. 많은 것을 느끼면 느낄수록 더 많은 물음표가 남겨졌다.
첫 번째로 ‘일상과 문화예술의 거리가 왜 좁혀지지 않는 것일까?’라는 고민의 시작, 이 지점부터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문화예술을 통해서 삶을 반추시키는 작업은 오래 전부터 계속 해 오고 있었지만 허상을 쫒는 느낌으로 남겨진 사례가 많다. ‘나의 존재 가치’를 문화예술을 통해서 투영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으로부터 끌어내야 할 것이다. 답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성찰이 그 바탕이 되어야 하고, 자기 고민에서부터 출발하지 않으면 삶과 연결되기가 힘들다. 이는 총체적 관념으로의 문화를 주목하고 내 삶이 그대로 들어나며 예술장르로 국한되지 않는 포괄적인 문화에 대한 개념해석으로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문화예술교육을 통해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 것인가?’라는 지향점에 대한 고민이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관점(거시적 관점에서 미시적 관점으로)에서 자기 삶을 기획한다는 관점으로(미시적 관점에서 거시적 관점으로) 시각의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70년대 독일 사회운동으로 인해 사회문화 개념이 전파되었고 이후 사회적 문제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이슈화된다. 반면 개인의 정체성과 삶의 질 만족도가 현저히 낮아졌으며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문화교육을 통한 사회적 관계성 회복과 신뢰, 주체성, 삶의 기획 능력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요구되어 독일연방교육연구부에서 독일전역을 대상으로 문화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시사점은 한국사회에서도 고심해 봐야 할 것이다. 삶의 기획 능력은 자기 삶 속에서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장시키고 자존감 높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해 줄 것이다.
세 번째는 문화예술교육 전달체계에 대한 새로운 모델 ‘세개의 연대(삼자구도)’를 제안한다. 일반적으로 수직적 또는 일직선상에 있는 두 개 단체를 중심으로 한 전달체계가 보편화되어 있는데 이 구조를 지역 안에서 세 개의 단체를 연대하는 모델로 구상하는 것이다. 세 개의 연대구조가 쉽지는 않지만 공통의 지향을 위한 사회적 합의 구조를 만들 것이다. 지역의 문화예술 관련 단체들이 자기중심적 활동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환경이며 때로는 소수의 단체가 독식하고 있다. 한국 상황에 적합한 새로운 전달체계 연구와 실험을 통해 삼자구도의 지역연대는 유용하게 작동할 것이다. 이러한 전달체계가 면밀히 연구되고 현실적으로 작동될 때 자본 중심의 현대사회에서 ‘삶과 유린된 문화가 아닌 내 삶속에서 자기 삶의 기획력을 높이고 서로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쌓아가는 관계 맺기’는 문화예술교육을 통해서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지난 12년 동안 전주 효자문화의집을 운영하면서 고민했던 부분에 대한 확신 그리고 새로운 과제가 남겨진 귀한 시간이었다. ‘문화’라는 개념에 대한 의미 분석, 그리고 삶 영역에서의 문화교육이 나아가야 할 지점,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전달체계 등 구체적인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였다면 아이와 부모, 중년과 노년, 유아와 노년 관계를 통한 문화교육, 즉 사회적 관계망을 통한 문화교육에 대하여 어떻게 풀어 갈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연구과제가 남겨졌다.

강현정_문화기획자
강현정_문화기획자
생활체육, 문화인류학을 전공하고 2000년부터 전주 솔내 청소년수련관 청소년지도사, 전북 임실 생활체육지도자를 거쳐 2016년까지 전주 효자 문화의집 생활문화센터 관장을 역임했으며 15년 생활문화시설 경력이 있다. 현재 전북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박사과정 수학 중이다.
hyuna1357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