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9일, 지구촌 최대 겨울 스포츠 축제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되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평창과 강릉에서 다양한 경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전부터 종료 시까지 또 하나의 올림픽이 열렸다.
[문화올림픽]
“올림픽 가치를 통해 개최국 및 세계의 사람들을 참여하게 만드는 다양한 문화, 엔터테인먼트, 축제, 체험 활동을 의미” (IOC 가이드)
문화올림픽은 올림픽 기간 동안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새롭고 특별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축제의 장으로, 평창 문화올림픽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문화올림픽의 새로운 지평(New Horizon)을 열고, 동계스포츠가 존재하지 않았던 지역까지 동계 스포츠의 다리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아르떼365에서는 총 2회에 걸쳐, 2018 평창 문화올림픽의 일환으로 진행된 정책사업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① 평창 문화올림픽 <1학교 1국가 문화교류>
② 평창 문화올림픽 ODA <아트드림캠프>
“나뭇잎, 그리고 나비 친구들이랑 꽃이랑 다 있어요. 저는 이 옷을 입고, 친구들과 함께 노르웨이를 응원해 줄 거예요.”
이제 겨우 초등학교 1학년이 된 강원도 한 분교의 학생이 조그마한 입으로 조잘조잘 수다를 떤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오밀조밀하게 자르고 붙인 이른바 ‘꼬마 예술가’의 작품이 탄생한다. 2018년 2월에 열리는 지구촌 축제, 평창 올림픽을 기다리며 지난 2017년부터 이어온, 짧지만 길었던 겨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평창 문화올림픽에 환영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강원도와 협력하여 <1학교 1국가 문화교류> 사업을 추진했다. 평창은 올림픽 개최지이지만, 지역적인 여건 등의 이유로 상대적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교육진흥원은 강원도 내 초‧중‧고등학생들에게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향후 지속적인 교류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1학교 1국가 문화교류> 사업을 시작했다.
평창문화올림픽 <1학교 1국가 문화교류> 사업은 이제까지 많은 올림픽에서 추진되었던 문화 프로젝트와 유사하게 개최지 학교와 참여 국가를 연결지어 ‘학교가 국가를 응원한다’는 모토 속에서 출발했다. 이후 사업의 주체가 문체부와 교육진흥원, 그리고 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에서 함께 진행하게 되면서 프로그램을 축제형, 체험형으로 이원화하여 운영하게 되었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와 협력하여 사업 및 프로그램의 내용을 문화예술교육적으로 더욱 특화해 좀 더 풍성하게 운영하고자 했다.
지난 2017년 9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약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올림픽 참가국가와 강원도 내 총 40개의 초·중·고등학교를 1:1로 매칭하여, 참여학교 및 학생들에게 교류국가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특히 2월 12일 펼쳐진 응원 퍼레이드의 경우, 참여 학생들의 예술적 상상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프로그램으로 마련해 주목을 받았다. 그 자세한 현장을 살펴보자.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나누는 진심어린 우정
– <1학교 1국가 문화교류> 체험형 프로그램
<1학교 1국가 문화교류> 체험형 프로그램에는 강원도의 30개 초‧중‧고등학교가 참여했다. 체험형 프로그램은 프로그램의 기획에서부터 운영까지 각국의 대사관 관계자들과 함께 긴밀히 협력하여 만들어낸 프로그램이다. 각국의 대사관 추천을 통해 참여한 예술가뿐만 아니라, 대사 및 영사, 대학 교수 및 각 분야의 전문가 등 다양한 국가의 명사들이 특강과 문화예술워크숍을 진행했다.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접한 참여 학생들은 각국의 문화와 예술을 더욱 풍부하게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학생들은 푸른 눈의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처음 만나기도 하고, 일부 학교의 학생과 선생님들은 그 동안 품어왔던 국제교류 활동에 대한 염원을 본 프로젝트를 통해 해소할 수 있었으며, 문화예술교육의 세계시민교육적 차원의 접근도 할 수 있었다.
수업 방식도 특별했다. 단순한 특강이 아니라 동화 작가가 빨간머리앤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캐나다의 문화를 알려주었고, 라트비아 대사와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며 라트비아의 크리스마스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실제 하키 선수였던 체코 영사와 올림픽 종목 체험 및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올림픽 참여국 30개국의 명사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로 새로운 경험과 시간을 만들어냈다.

  • ‘미리 즐기는 라트비아 크리스마스’(라트비아 대사관)
  • ‘마음을 전하는 그림편지’ 에테가미 워크숍(일본 대사관)
  • ‘폴란드 전통음식 Bigos 먹고 바르샤바 만들기!’(폴란드 대사관)
  • ‘플라멩코와 함께하는 정열의 나라 스페인’(스페인 대사관)
<1학교 1국가 문화교류> 체험형 프로그램 (총 60회 운영)
프로그램 유형 세부내용 및 예시
대사관 대사 및 영사 특강 라트비아대사 특강, 슬로바키아 영사・보좌관 특강
문화예술 워크숍 국내 전문가 워크숍 플라멩고 워크숍, 쇼콜라티에 워크숍
주한 외국인 워크숍 러시아 발레 워크숍, 에테가미 워크숍
현장 체험・견학형 월드컬처꼴라주 방문, 아메리칸센터 초청・방문
성과공유회 프로그램 운영 결과물 전시 및 대사・전문가 특강
기타(평창올림픽 홍보) 평화올림픽 메시지 전달, 올림픽 홍보물 전달
아이들의 예술적 상상을 작품으로 표현하다
– <1학교 1국가 문화교류> 축제형 프로그램
강원도 산골 작은 마을의 작은 학교에 다니는 10개의 초등학교 학생들은 축제형 프로그램을 통해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에 응원 퍼레이드를 준비하는 참여했다. 세계적인 축제와 거리가 멀 것 같았던 도서 산간 지역의 작은 학교를 다니던 아이들은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6개 대륙의 10개국가의 사람들과 만나고 우정을 쌓게 되었다. 아이들은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지구촌’이라는 큰 세계를 악기를 통해 처음 만났다. 이후 교류국의 설화, 민담, 전설 등 전통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현대 산업에 대한 이야기 등 각국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만나는 것으로 문화교류 활동이 시작됐다.
이후 각 학교별로 각국의 특성에 맞춰 퍼레이드 소품을 제작하고, 미술‧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가 팀을 이루어 퍼레이드 기획에 참여했다. 스위스와 매칭된 학교는 초콜릿 장보기를, 미국과 매칭된 학교는 지구 반대편의 나의 짝꿍을 상상해 보면서 ‘브레인스토밍’의 형식으로 창작물을 직접 기획하였다. 각 국가에 대한 아이들의 ‘예술적 상상’은 예술가의 도움을 받아 악기, 복장, 노래, 소품 등으로 실현됐다.
환 공포증이 있는 한 학생이 자신을 투영해 상상한 가제의 모습은 동그란 문양 대신에 가재의 집게발처럼 튼튼한 가위의 문양을 가지고 있고, 장래희망이 경찰인 학생은 집을 잘 지켜줄 수 있는 경찰 로봇을 상상하고, 튼튼하게 방어구를 갖춘 로봇의 소품을 제작하여 스스로 로봇이 됐다. 다문화에 대해 공부한 한 학생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만의 짝꿍을 상상했다. ‘나’와 나이가 같고, 마음이 통하는 짝꿍을 상상하며 친구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창작물의 숫자만큼 다양한 학생들의 이야기가 응원 퍼레이드 내용에 고스란히 담겼다. 스스로 만든 창작물을 보며 아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다가올 응원 퍼레이드를 고대했다.

  • 환 공포증이 있는 학생이 만든 가재
  • 경찰이 꿈인 학생의 로봇경찰 의상
  • ‘지구 반대편의 내 짝꿍’을 표현한 의상
축제형 프로그램은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학생들이 이전에 어떤 성격이었든지 간에 짧은 시간동안에 오롯이 나만의 창작물을 만들며, 작품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수다쟁이들이 됐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예술가와 교사들 역시 학생을 기계적으로 투입하는 교육이 아닌, 참여자가 주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고민하게 하는 방식을 따랐다. 참여 학생의 눈높이로 접근한 뒤 아이들의 서사를 이끌어내고, 학생들과 꾸준한 소통을 통해 예술가들은 아이들의 상상을 현실로 이끌어 냈다.
<1학교 1국가 문화교류> 축제형 프로그램 (총80회 운영)
프로그램 유형 세부내용 및 예시
예술 워크숍 1차 세계악기워크숍, 교류국가 및 퍼레이드 이해 워크숍
2차 학교별 교류국-콘셉트 수업 진행
3차 개인・팀별 창작물 가본 완성
4차 창작물 제작 집중 워크숍
퍼레이드 교육 퍼레이드 음악 및 퍼포먼스 교육
응원 퍼레이드 운영 참여자 전원 응원 퍼레이드 및 행진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전하는 응원과 감동의 메시지
<1학교 1국가 문화교류> 사업을 계기로 강원도 내 40개 학교 학생들은 올림픽에 참여하는 각국의 선수단 및 방문객에게 환영과 응원 그리고 감동을 전할뿐만 아니라, 국제교류 차원의 문화예술교육을 경험할 수 있었다. 강원도의 학생들이 <1학교 1국가 문화교류>를 내세워 다양한 문화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까닭은 프로그램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운영, 그리고 응원 퍼레이드 등 긴 여정 속에 관계 기관의 협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교류 국가로 참여했던 각국의 주한 대사관,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강원도 및 강원도교육청의 관계자들을 비롯해 올림픽에 관여하고 있는 다양한 기관들이 총체적으로 본 사업에 대해 협조해 주었고, 비로소 본 프로젝트는 완성될 수 있었다.
이러한 협력과 더불어, 올림픽 인프라가 약한 국가 혹은 참여하지 않는 국가라 하더라도 지구촌 축제에 함께 참여하고 즐기도록 계획되었던 본 사업의 목적은 진행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여러 문제를 해소하기도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사업이 구체화 되고, 러시아 등 몇몇 국가들의 불참 소식이 전해졌고, 기존에 학교와 매칭되었던 교류국가가 올림픽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생겨났다. 하지만, 모두가 함께 즐기고자 하는 사업의 목적에 부합하게 각 학교에 예정된 프로그램을 제공하였고, 참여한 학생들도 교류국에 대한 공부와 응원을 멈추지 않았다.

평창 문화올림픽 <1학교 1국가 문화교류> 응원 퍼레이드 현장
비로소 2월 12일(월) 축제형에 참여했던 모든 아이가 참여하는 퍼레이드의 막이 올랐다. 퍼레이드가 끝나고, 참여 학생들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대회’에서 그간 경험했던 각 국가의 참여 경기를 관람하고 교류 국가 선수들을 응원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를 통해 참여 학생들은 올림픽이라는 지구촌 축제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에게 새로운 감동과 응원의 인사를 전하게 될 것이다. 평창 문화올림픽 <1학교 1국가 문화교류> 사업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대회’ 준비와 함께 올림픽 대회가 끝나면 대단원이 막이 내릴 것이다. 하지만, 교류국과 쌓았던 학생들의 우정, 소중한 시간, 감동의 여운은 계속되는 올림픽과 함께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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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아름_국제협력팀
jal@art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