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공감각을 경험해보신 적이 있나요? 하나의 감각이 다른 영역의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공감각을 느끼면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 서로를 넘나들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오감이 아닌 뭐라고 정의할 수 없는 여러 가지 감각들을 소유한 특별한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소리로 맛을 느끼고 그림자로 노랫소리를 표현하는 등의 공감각을 활용한 창의적인 문화예술의 사례들을 함께 보실까요?

천장에서 들려오는 빛의 소리
‘공감각을 활용한 문화예술의 다양한 시도’ 중 첫 번째로 소개드릴 사례는 천장으로 들어 온 빛을 스펙트럼으로 분리하고 그것을 소리로 표현하는 방식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사운드 오브 라이트(Sound of Light)’이라는 제목의 공감각을 활용한 조각 작품입니다. 1912년 독일의 함(Hamm) 지역에 설치된 뮤직 파빌리온을 위해 고안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서의 음악은 빛의 움직임에 따라 자동적으로 만들어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소리를 보게 되는 아름다운 착각을 하게 됩니다.


당신의 목소리가 보석으로 탄생합니다
이미지가 소리로 표현된 것과는 반대로 소리가 하나의 이미지, ‘3D 물체’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 그림에는 ‘I love you’라고 말하는 동안 기록된 음파 모양으로 만들어진 은 귀걸이를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이 아이디어는 ‘bza.biz’의 데이비드 비저(David Bizer)가 주인공입니다. 소리를 음파 모양으로 바꾸는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그 음파 모양을 3D프린터로 인쇄한 것인데요. 데이비드 비저는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는 커스텀 주얼리(custom jewelry) 디자이너입니다. 그가 운영하는 ‘bza’ 회사는 ‘당신의 목소리로 만든 보석’이라는 이름 하에 3D 인쇄 사운드를 이용해 팔찌, 목걸이, 키 체인 등 맞춤 보석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개개인의 보석들은 아름다운 촉각의 표현입니다. 누군가는 다이아몬드가 영원하다는 말을 하지만, 시각화된 오디오와 그에 따른 감정은 기억에 남을만한 완벽한 선물입니다.”

포장도로 위의 그림자로 펼쳐지는 뮤지컬
뮤지컬 섀도우(Musical Shadows)는 그림자에 반응하여 소리를 내는 장치를 바닥에 깔아 포장도로를 놀이공간으로 바꿔버린 사례입니다. 이 작품은 일조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애리조나 주에 있는 메사 예술 센터(Mesa Arts Center)에 설치되었습니다. 뮤지컬 섀도우라는 이 장치의 이름처럼 포장된 도로가 사람의 그림자에 반응해 음악을 연주합니다. 작품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신이 난 채로 계속해서 더 다양한 그림자를 만들어내기 위해 자기만의 방식으로 움직이고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하나의 창의적인 뮤지컬 작품이 됩니다.


무선 헤드폰을 쓰고 음식 즐기기
음식을 즐기는 새로운 접근방식의 하나로, 상상력을 더해 음식을 오감으로 즐기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헤드폰을 쓰고 거기서 나오는 지시대로 따라 합니다. 처음에는 재미있는 표정을 짓게 하거나 음식을 먹는 흉내를 내게 하죠. 그리고 후반에는 진짜 음식을 제공하고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음식을 즐기는 방법을 셰프가 직접 지시해 주게 됩니다.
이들이 공감각을 즐기는 모습을 함께 보실까요?


이 ‘푸드 세션(food sessions)’은 팝업 형식으로 진행되는 전시로 데일리 뚜레쥬르(A DAILY TOUS LES JOURS)와 니콜라스 폰세카(NICOLAS FONSECA)의 협업으로 몬트리올, 비아리츠,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열렸습니다.
전시에 참여한 사람들은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자신의 모든 감각을 확장해 음식을 먹습니다. 그러면서 상상력을 펼치고, 추억을 불러내고, 문화를 공유하는 방법을 함께 모색합니다. 이의 퍼포먼스는 집단적이기도 하고 개인적이기도 합니다. 사람들과 함께 마주 앉아 감각을 나누고 있지만 무선 헤드폰으로 음성을 받아들이는 일은 각자가 하는 것이니까요. 마치, 사회 속에 존재하는 우리 개인에 대한 은유 같기도 합니다. 우리가 모여 사회를 이루고 끊임없이 타인들과 교감하며 살고 있다는 메시지를, 오감을 모두 동원한 ‘참여형 전시’의 형태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푸드 세션의 핵심 포인트는 ‘Bring your memorie’, ‘Forget your manners’, ‘Chew on your tastes’, ‘Swallow your stories’, ‘Storytelling and taste are one and the same’. 이 다섯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잊었던 기억을 불러오고 씹는 행위에 몰두하며 음식을 음미한 뒤 스토리텔링을 구체화해나갑니다. 이런 참여형 전시는 기존과는 색다른 공감각 문화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외에 추억을 불러오고 스토리텔링을 함께 작업해가면서 신비로운 경험을 선사합니다.
공감각이 창의적인 문화예술 작품으로 탄생하고 관람객들은 그 작품을 좀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앞으로도 나만의 감각이 작품이 되는 현장을 기대합니다.

사진 없음
채널원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