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어떠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또 다른 시각으로 삶의 한 장면을 관찰하고, 별다른 의미 없는 사물에 나만의 의미를 부여한다면 평범했던 우리의 일상이 하나의 예술작품이 되고 즐거운 놀이가 될지도 몰라요. 조금은 느리게, 색다른 방식으로 일상을 한 번 관찰해보세요. 올해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시도했던 새로운 시각으로 익숙한 장소와 대상을 바라보고, 나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일상을 기록한 예술놀이를 소개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내 맘이 담긴!
아무것도 아닌 것을 관찰하고, 나열해보고, 손맛을 더하면 어떤 작품이 탄생할까요? 매주 토요일, 예술가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주말문화여행’에서는 지난 10월부터 12월까지 태안, 여수에서 공혜진 작가의 <다같이 땅그지>가 진행되었습니다. 참여 가족들은 바닷가에서 하루 동안 ‘땅그지’가 되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줍기 시작합니다. 정해진 규칙은 없습니다. 주변에 나의 마음을 끄는 것을 모으기만 하면 되지요. 바닷가에 펼쳐진 돌멩이, 조개껍데기, 나뭇가지, 병뚜껑 등을 수집해보세요.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겠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천천히 바라보며 내가 줍고 만지는 대상에 마음을 줘보세요. 나만의 컬렉션이 완성되었다면 여기에 손맛을 더하는 작업이 이어집니다. 수집품을 마음의 소리에 따라 배열해보세요. 모래사장을 배경으로 배열해 봐도 좋고, 작은 나무판이나 손수건, 상자 등을 전시대로 활용해 봐도 좋습니다. 모래사장에서 주운 날 것을 나열하니 아름다운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나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주말문화여행 <다같이 땅그지> 1기(태안)와 4기(여수) 진행과정
하루는 줍고 늘어놓아봤다면, 하루는 수집한 것을 응용해서 나만의 의미를 만들어보세요. 내가 주운 조개껍데기, 낙엽, 또는 돌멩이에 상상력을 더해보세요. 조개껍데기는 새의 부리가 되고, 낙엽은 돛단배가 되고, 돌멩이는 달팽이집이 될 수 있습니다. 점토를 덧붙이고 아크릴 물감으로 색을 칠하면 나만의 오브제가 완성됩니다. 완성된 오브제는 자연과 일상을 배경으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서 하나의 장면을 연출해보세요. 그리고 사진을 찰칵! 찍으면 일상적이고 평범하던 재료와 공간이 가장 특별한 작품으로 거듭납니다. 나뭇가지를 색실로 감싸거나 돌이나 조개껍데기에 문양을 그려서 독특하게 배치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정해진 규칙은 없어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주말문화여행 <다같이 땅그지> 참가자 작품
다리를 건너는 경험과 상상을 모아
서울 한강을 가로지르는 31개의 다리, 이 다리 너머에 담긴 아이들의 상상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제 작가의 <다리를 건너는 방법>에서는 익숙한 도시를 서로 다른 시각과 호기심으로 여행하게 합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마포구 합정동과 영등포구 양평동을 연결하는 양화대교에서 펼쳐졌습니다. 양화대교와 처음으로 만나는 날, 아이들은 자신만의 몸짓과 소리로 행진하며 첫인사를 합니다. 바람에 날리는 반짝이는 의상과 커다란 모자, 하늘을 나는 연과 풍선, 큰 나팔, 장구와 북을 챙기고 힘찬 걸음으로 양화대교에 올라가 함께 풍선을 날리고, 노래를 부르며 첫 만남을 즐깁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건너는 양화대교는 어떨까요? 이번에는 풍선과 나팔 대신 카메라와 노트를 챙깁니다. 버스와 지하철에서 본 양화대교는 어떨지 기록해보는 거예요! 그 밖에도 아이들은 양화대교의 소리를 수집하거나, 신체와 동작을 이용해서 다리를 둘러싼 도시 풍경을 관찰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양화대교와 만납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 <다리를 건너는 방법> 진행과정
다양한 방식으로 양화대교를 여행한 이제 작가와 아이들은 양화대교에서 수집한 이야기를 모아서 기록하고 결과물로 만들어냅니다. 서로의 몸을 연결하여 직접 다리 구조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서로 찍은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거기에 상상을 보태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양화대교에서 수집한 단어는 아이들의 시선에서 본 양화대교가 담긴 시가 되고, 양화대교에서 보고 느낀 경험들은 <우리만의 작은 상상대교> 구조물로 탄생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아이들은 완성된 그림과 시, 소리 등을 챙겨서 다시 한 번 양화대교를 찾아가 <잘 있어요. 양화대교. 또 만나요> 퍼포먼스를 벌입니다. 이제 작가는 “궁금한 것이 많을수록 일상 속에서 다리를 건너는 방법이 많아질 것”이라고 프로그램의 취지에 대해서 말합니다. TV에서 보는 모습과는 또 다른 다리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상상하는 순간, 우리의 일상은 놀이의 연속이 되지 않을까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 <다리를 건너는 방법> 기록과정과 결과 전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주말문화여행’

주말을 이용해 미술, 음악, 무용, 사진, 문학 등 각 분야의 예술가들과 함께 문화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이다. 청소년 또는 가족 단위로 참여하여 경주, 장흥, 전주, 춘천, 태안 등을 당일 또는 1박 2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2014년부터 시작된 ‘주말문화여행’은 예술가와 함께 일상적인 풍경마저 새롭게 느껴보는 경험 속에서 저마다의 특별한 여행방식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

‘어린이의 세계를 믿는다’라는 주제로, 예술가가 예술 작업을 토대로 8~13세 어린이들의 재미나고 엉뚱한 세계를 지지하고 존중하는 시각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참가 어린이들은 예술가와 함께 자신이 믿고 있는 세계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스스로 믿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올해는 회화, 사진, 설치미술 등 5개 프로그램이 전국 5개 지역(서울, 충북, 전북, 경남, 제주)에서 진행되었다.

관련링크

·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홈페이지
· ​2016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 통합결과전시회 & 소규모 워크숍 안내

김다빈
김다빈 _ 상상놀이터
beyondlisa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