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지나고 무더위가 찾아온 8월의 여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화창한 날일수록 밖에서 할 수 있는 예술과 과학을 결합한 놀이가 많이 있습니다. 태양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열기와 빛의 도움을 받아 멋진 예술 발명품을 만들어보세요. 태양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선물들을 하나둘 확인해볼까요?
째깍째깍 태양이 움직이는 소리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그림자의 모습으로 시간을 알아내는 해시계는 역사상 가장 먼저 시간을 재는데 사용한 장치입니다. 해만 떠 있다면 주변에 있는 재료를 활용하여 언제 어디에서 누구든 제작할 수 있는 현명한 발명품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스마트폰과 전자시계로 쉽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지만, 햇빛이 쨍쨍한 날에는 특별한 해시계를 만들어 봐도 좋지 않을까요? 둥그런 종이나 판을 바닥에 깔고 중앙에 긴 물체를 하나 세워서 고정하면 해시계의 기본 틀이 완성됩니다. 긴 물체는 연필, 막대기, 빗자루, 대나무 등 종이나 판의 크기에 따라 알맞은 것을 사용해주세요. 시간이 지나면서 긴 물체의 그림자가 어떻게 변하는 지 관찰해 보세요. 그다음에는 용도에 따라 해시계를 꾸며주세요. 한 시간마다 표시하여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해시계를 만들어도 좋고, 특정 시간의 그림자를 그려서 나에게 특별한 시간을 기록해도 좋습니다. 작은 종이로 만들면 원할 때마다 꺼내서 볼 수 있는 휴대용 해시계가 되기도 하고 앞마당에 있는 돌멩이와 꽃 화분으로 만들면 시계가 있는 정원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알록달록 빛의 향연
빛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즐거운 일 중에 하나는 바로 무지개를 만드는 것 아닐까요? 무지개는 가시광선을 이루고 있는 여러 색깔의 빛이 기름이나 물방울 표면에서 서로 다른 정도로 굴절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빛과 프리즘(Prism, 빛의 분산이나 굴절 등을 일으키기 위해 유리나 수정으로 만들어진 기둥 모양 광학 장치) 역할을 할 수 있는 물체만 있다면 무지개를 불러낼 수 있습니다. 피터 어스킨(Peter Erskine)은 사람들의 일상적인 공간에 프리즘 렌즈를 설치하여 커다란 무지개를 만들어내는 예술가입니다. 일상 속 공간은 무지개로 인해 순식간에 색다른 공간이 됩니다. 1980년대부터 빛과 공간에 대한 설치 미술을 선보이고 있는 그의 작품은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여러 나라의 기차역, 도서관, 교회 등 다양한 공간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에 테르미니역(Termini Station), 밀라노 중앙역(Milan Central Station), 산타마리아노벨라 철도역(Santa Maria Novella Station) 일대에는 5,000제곱피트(약465m²)에 이르는 프리즘이 설치되어 세계에서 가장 큰 무지개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어스킨의 작품만큼 거대한 무지개를 만들기는 어렵지만, 작은 통을 한가득 채우는 정도는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CD에 빛나는 부분은 빛을 굴절시킬 수 있어서 크고 작은 무지개를 만들어 줍니다. 종이를 잘라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 CD 위에 올린 다음 태양 아래에서 벽이나 종이쪽으로 CD를 움직여보세요. 햇빛이 비치는 아름다운 무지개 그림자가 만들어집니다. 두루마리 휴지심이나 골판지 튜브만 있다면 원할 때마다 꺼내서 무지개를 볼 수 있는 관찰 도구가 탄생합니다. 골판지 튜브 위쪽은 종이로 막은 뒤 아래쪽 표면에 45도 각도로 칼집을 내주세요. 튜브 안에서 칼집을 볼 수 있도록 반대편에 작은 구멍을 만들어주세요. 그 뒤 CD에 빛나는 면을 하늘 쪽으로 꽂아 주면 무지개 관찰 도구가 완성됩니다. 이제 밝은 곳으로 나가 튜브 안을 바라보세요. 작은 무지개가 보이시나요? 햇빛 외에도 네온 간판이나 촛불과 같은 빛을 향해 바라보면 다양한 모양의 무지개가 등장할 거예요. 단, 태양을 직접 바라보면 눈에 화상을 입을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태양의 요리
태양열 에너지로 만드는 요리의 맛이 궁금하다면 태양열 조리기구를 만들어서 실험해보세요! 골판지 상자 안에 알루미늄 포일이나 거울, CD와 같이 태양의 빛을 반사해 한 데 모아줄 수 있는 도구를 부착합니다. 반사된 햇빛이 도달하는 곳에는 햇빛을 잘 흡수하고 열기를 유지할 수 있는 검은색 천을 붙이거나 검은색 물감을 칠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끔 셀로판지나 비닐 랩 등을 씌워주시면 됩니다. 조리기구 안에 달걀이나 치즈, 마시멜로 등을 넣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놓아주세요. 오랫동안 햇볕을 받은 조리기구에서 따끈따끈하고 맛난 간식이 완성될 거예요. 학교를 포함한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는 태양열 조리기구에 대한 간단한 원리를 알려준 뒤 디자인 대회나 소풍을 열 수도 있습니다. 학생들은 조금 더 햇빛을 잘 흡수하고 열기를 잘 유지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저마다의 독창적인 조리기구를 만들어낼 거예요. 예를 들어 각진 상자보다 둥근 바가지를 사용해서 빛을 더 잘 모은다거나, 비닐 랩보다 열기를 더 꽉 잡아줄 수 있는 플라스틱 뚜껑을 부착하는 등의 방식으로요. 그리고 그 끝에는 언제나 맛난 간식이 함께한다면 정말 즐거운 수업이 되지 않을까요?
김다빈
김다빈 _ 상상놀이터
beyondlisa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