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시행된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제도가 어느덧 3년이 지났다. 기존 학교와 사회 문화예술교육에 종사한 전문 인력의 법적 지위 확보와 대학 예술교육을 기반으로 교육자로서의 인성 및 자질을 갖춘 문화예술교육사를 양성하고자 대학과 지정교육기관(문화예술교육원)에 문화예술교육사 자격 교육과정을 설치하여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이다.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제도 관리를 통해 얻은 양적·질적 성장, 사회적 확산 등의 성과는 고무적이다. 특히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정 개편과 ‘예술교육이 바뀐다’ ‘문화예술교육사 활용모델 발굴 지원사업’ ‘국공립문화기반시설 문화예술교육사 활용시범사업’ 등은 문화예술교육사의 역할과 활동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예술 대학 졸업생들의 일자리 확대 측면에서도 희망적이며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지난 3년간은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제도 도입과 정착, 성장기반조성에 성공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이제는 문화예술교육의 진정한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대학, 지정교육기관 등 문화예술교육사 관련기관의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협력체계와 역할분담, 공동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대학 예술교육의 새로운 변화와 시도
최근 대학 예술교육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정부의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교육정책, 특히 취업률을 반영한 대학 교육체제 개혁 요구와 프라임 사업(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은 예술관련 학과의 정원 축소 또는 폐과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순수예술분야 관련 학과들은 대학 입학자원의 감소 등으로 존폐 위기에 처해있어 대학 예술교육의 위기극복과 새로운 변화 모색 방안으로서 문화예술교육사 제도와 관련 지원사업은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지난 3년간의 문화예술교육사 제도와 관련 사업, 특히 ‘예술교육이 바뀐다’는 대학 예술교육의 사회적 가치와 역할에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일부 이끌어 낸 것도 사실이다. 전통적 창작 중심의 예술교육에서 사회 참여형 예술교육으로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예술의 사회적 가치와 역할로서 재능기부, 나눔 및 도시재생프로젝트 학습과 사회공헌 및 기여, 공공서비스 개념의 예술교육과 연계하는 등의 움직임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예술을 통해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들은 많은 긍정적 효과를 보여 주었으며, 그러한 결과를 토대로 공동체를 위한 공공적 문화예술 표현방식이나 특정 지역 재생프로젝트와 같은 형태로 대학 예술교육이 확장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을 ‘제공한다’라는 공급 개념과 결과 중심적 성격이 강하여 수동적 예술향유로서 진정한 예술가치 확산과 향유에 한계가 보인다.
  • 계명대학교 문화예술교육 캠프
    2015 예술교육이 바뀐다
    계명대학교 문화예술교육 캠프
  • 강원대학교 ‘감자범벅 예술범벅’
    2015 예술교육이 바뀐다
    강원대학교 ‘감자범벅 예술범벅’

이러한 현상은 기존의 문화예술교육 프로젝트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 예술 공급을 통해 우리의 삶을 고양시켜야 하는 사명감 때문일 수 있거나, 문화예술교육의 가치는 예술가의 재능과 열정 그리고 교육경험에 의해 실현될 것이라는 믿음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인 한계는 이분법적 접근과 태도에 있다고 생각된다. 공급과 수혜, 교육자와 학생, 예술가와 향유자, 기관과 시민 등과 같이 분리된 집단의 주체와 객체처럼 문화예술을 수용한다는 점이다.
수요자 관점의 문화예술교육사 양성과 훈련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가치와 질적 성장은 향유자 스스로가 문화예술 수용 태도를 바꿔보려는 능동적인 참여를 자극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예술을 전수하고 가르친다는 공급의 자세와 태도에서 벗어나 예술적 감성과 경험을 이끌어내고 창의와 인성, 관계성과 공동체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서비스하는 자세와 태도를 갖춘 문화예술교육사 양성과 훈련이 요구된다. 또한 수혜자가 아닌 수요자 관점에서 최고의 문화예술교육을 서비스하고 만족감을 극대화시킬 때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존재성은 더욱 빛나고 수요 확장과 창출로 연결되어 창조산업으로서 진화가 가능하다. 또한 사회 변화와 문제에 대한 통찰력으로 수요를 파악하고 수요자에게 서비스하는 자세와 태도로 무장되면 문화예술교육사와 관련된 여러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이와 동시에 문화예술교육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되고 문화예술교육분야 생태계 조성이 기대되어 예비 문화예술교육사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 한편 문화예술교육사들의 이러한 노력은 공간과 생활영역 창조에 있어 문화예술의 역할을 키우고 보편적 시민을 위한 공공서비스 개념으로 폭넓게 확장된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이 지역과 사회, 집단의 부가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창조적 사회로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다.
이러한 희망적 기대에는 선결 과제가 있다. 현재 문화예술교육사의 주요 활동은 학교와 사회 문화예술교육이다. 예술을 기반으로 일상의 삶에 대한 태도와 관계를 모색하는 공통점은 있으나, 학교 문화예술교육은 예술을 기반으로 창의력과 인성을 기르는데, 사회 문화예술교육은 예술을 기반으로 관계성, 공동체성 형성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구현하는데 가치와 방향성에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한 공동인식과 이해를 통하여 보다 정교한 세분화와 전문화된 수요맞춤형 문화예술교육사 양성이 필요하다. 특히 각 대학과 문화예술교육원이 역할분담을 통하여 공간(학교, 사회), 대상(생애주기, 계층)에 따른 특화된 수요맞춤형 문화예술교육사 양성프로그램 개발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간접지원 정책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역할과 관련한 기획, 분석 및 연구, 매니지먼트 등을 담당하는 문화예술교육 전문가로 문화예술교육사를 양성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창조산업과 연관된 공동의 인식을 바탕으로 수요발굴과 일자리창출, 문화예술교육분야 생태계 조성을 위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대학, 문화예술교육원이 서로 협력하고 역할을 분담하여 함께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박건배
박건배
계명대학교 문화예술교육원 원장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산업디자인전공 교수
kbp6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