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교복을 입은 짧은 커트머리의 귀여운 소녀가 무대 위에서 독백을 하고 있다.
    “아! 어떡하지. 그래! 이 마법의 안경을 쓰면 다시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 거야!”
    떨리는 손으로 마법의 안경을 쓴 소녀는 ‘얘들아!’ 소리치며 무대 뒤로 사라져버렸다.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탭TAP 탭TAP’에 참여한 평촌중학교 연극반의 공연 <엠앤매직(M&Magic)>의 마지막 장면이다.

    오늘 본 연극은 예술가와의 협업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이야기를 창작하고 기획하여 무대에 올린 열흘간의 결과물이다.
    무엇보다 협력과 소통이 중요한 집단예술인 연극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강사와 주인공 친구는 공통적으로 친구관계의 변화를 이야기하였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가운데 더욱 친밀한 친구관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배우, 스텝, 무대제작 등의 역할분담을 통해 자신만의 재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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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의 몸과 맘으로 느꼈던 소통은 한편의 연극무대를 완성시키기 위한 꿈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학교와 학원공부, 카톡, 게임하느라 바쁜 요즘 아이들에게 그 꿈은 어떤 의미였을까?
    한 곳을 바라보고 함께 꿈꿀 수 있었던 시간 속에 아이들은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를 배우고, 자신들의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친구들의 연극을 보고 난 뒤 극장을 나서는 아이들의 등에 커다란 책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어쩌면 저 가방에는 교과서나 참고서 대신 마법지팡이와 모자 그리고 망토, 빗자루 같은 마법도구가 잔뜩 들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꾸는 아이들만 가질 수 있는 마법의 능력 같은 것이 생겨날 것만 같았다.
    ‘휘리릭’하고 세상을 향해 마법지팡이를 휘둘러줄 아이들의 순결한 마법이 기대된다.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탭TAP 탭TAP

    문화융성위원회(위원장 김동호)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원장 주성혜)은 자유학기제 시행학교의 청소년들과 지역의 예술단체가 만나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문화가 있는 날*에 공연 또는 전시개최에 참여하는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너의 꿈을 두드려봐. 탭TAP 탭TAP!’을 지난 7월 16일부터 부산, 대구, 대전, 경기 등 전국 21개교 480여 명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참가 학생들은 공연이나 전시가 진행되는 문화예술현장으로 직접 찾아가 예술가 및 전문가들과 대화를 나누며 공연 및 전시 기획을 위한 아이디어 회의부터 작품의 제작 및 설치, 홍보마케팅, 무대디자인, 음향 운영지원 등 작품이 관객에게 보여지기 까지 전 과정을 살펴보고 각자의 역할을 정해서 경험하고 있다.
    평촌중학교는 연극단체 바람꽃 연극놀이터와 함께 공연제작 과정을 체험했다. 중학교 1학년 새 학교, 새 친구들과의 관계가 가장 어렵고 고민이라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고, 그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아이들이 직접 그림으로 표현해 무대막으로 세웠다. 주연배우들과 코러스, 조명, 음향효과, 촬영까지 20여명의 아이들과 예술가들의 협업의 결과는 마지막 발표 공연으로 마무리되었다. <엠앤매직(M&Magic)>의 연출을 맡은 바람꽃 연극놀이터 김현진 대표는 “10회차의 수업으로 만들어지기 어려운 공연이어서 많이 힘들었지만 결과를 위해 아이들을 다그치지는 않았다. 오늘 공연은 아이들의 생각을 물어보고 기다려준 결과라 생각한다.”며 짧은 교육기간에 아쉬움을 전했다. 한 학기 동안 시험과 성적의 부담에서 벗어나 토론과 실습 등에 직접 참여하며 꿈과 끼를 찾는 자유학기제는 2016년도부터 전면 시행된다.
    * 문화가 있는 날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다양한 문화시설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2014년 1월 29 부터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 로 지정하여 전국 주요 문화시설 무료관람 및 관련 행사를 시행하고 있다.

    조숙경
    조숙경
    글쓰기와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며, 따뜻한 마음과 생각이 담긴 그림책을 만들고 싶어 한다.
    <오뚝이는 내 친구> <돌아와 악어새> <북극곰이 곰곰이> <한나도 우리 가족이에요> <야옹이 어디간다> <그날 무슨 일이 있던 걸까> <배탈 난 호주머니> <쑥쑥요가> 등의 그림책을 출간했다.
    sasa5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