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모래놀이를 해본 경험이 있으시지요? 모래를 뭉치고, 쌓고, 무너뜨리고, 두드리며 놀이를 하다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가버리곤 합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촉감을 자극하는 모래놀이는 아이들의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좋은 놀이 중 하나입니다. 때로는 신기한 과학 실험이 되기도 하고, 예술이 탄생하는 과정이 되기도 하는 모래놀이. 여름이 다 지나가기 전 집 앞 놀이터나 바닷가에서 모래놀이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모래를 바르고, 조개껍질을 꾸욱!
모래 그림 그리기는 몇 가지 재료만 있다면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놀이입니다. 먼저 판지를 준비하고 그 위에 연필로 원하는 그림을 그려주세요. 이제 그 위에 그림에 모래를 물감삼아 칠할 거예요. 모래 물감을 만들려면 약간의 도전 정신이 필요합니다. 부엌에서 다음 준비물들을 찾아서 그릇에 넣어주세요. 밀가루 반 컵, 베이킹파우더 2 티스푼, 소금 2 티스푼, 모래, 물을 충분히 넣고 반죽이 될 수 있도록 재료들을 섞어주세요. 모래가 젖은 시멘트처럼 되었다면 붓, 칫솔, 손가락 등을 이용해서 젖은 모래를 물감처럼 그림에 펴 발라주세요. 모래 물감이 두껍게 칠해질수록 열을 가했을 때 더 많이 부풀어 오릅니다. 그림이 완성되었으면 전자레인지에 넣고 약 45초간 열을 가해주세요. 모래가 부풀어 오르면서 열을 가하기 전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낼 거예요. 이제 바닷가나 공원에서 주워온 조개껍질, 나뭇가지, 나뭇잎 등을 모래그림 위에 붙여보세요. 멋진 그림이 완성되었나요?

베이킹소다와 식초의 케미
이번에는 약간의 과학 실험을 겸한 모래 화산을 만들어보세요. 양동이나 물병, 혹은 야쿠르트 병 등 빈 통을 중간에 놓고 화산 모양으로 모래를 쌓은 다음 용암이 분출될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주세요. 빈 통은 얇고 길수록 좋지만, 크기가 클 경우 모래로 일정 공간을 채워주세요. 베이킹소다를 통 안에 넣고 마음의 준비를 한 뒤 구멍 사이로 식초를 마구 부어주세요. 베이킹소다와 식초가 만나는 순간 용암이 분출되듯 부글부글 끓어오릅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알칼리성 물질인 베이킹소다와 산성 물질인 식초가 만나 서로 반응하면서 탄산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등 원하는 색상의 물감을 베이킹소다와 섞으면 보다 화려한 화산이 만들어질 거예요. 이제 바닷가에서 모래성 만들기 대신 모래화산을 만들어보세요!

소통과 상상의 모래 작업대
“그건 내 삽이야! 이리 줘!” “나 아직 양동이 사용하고 있거든?” 아이들끼리 어울려 놀다보면 크고 작은 언쟁이 많이 발생합니다. 아이들이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놀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이럴 땐 소통과 협동을 할 수 있는 공동의 모래작업대를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요? 큰 상자를 잘라서 벽을 만들고,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창문을 만들어주세요. 나만의 공간이 생긴다면 아이들은 자신의 작업에 집중할 수 있고, 서로의 놀이를 방해하지 않고도 창문을 통해 서로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필요한 규칙과 역할을 스스로 부여하게 됩니다.
큰 상자 이외에도 휴지, 페이퍼 타월, 플라스틱 랩 두루마리, 골판지 튜브, 화장품 상자, 빈 병, 종이컵, 노끈 등을 자르고 붙여서 상상을 자극할 수 있는 멋진 작업대를 꾸며보세요. 모래는 무한한 용도를 가진 재료이기 때문에 모래를 마음껏 주무르고, 흩뿌리고, 분류함으로써 아이들의 감각기능이 발달될 수 있습니다. 마음껏 상상하고, 협동할 수 있는 창의적인 모래작업대를 통해 함께 모래놀이를 즐겨보세요.

김다빈 _ 상상놀이터
김다빈 _ 상상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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