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사파’를 담기 시작했다. 노동자의 눈으로, 아이들의 눈으로, 소수민족의 눈으로 바라본 사파는 제각기 다른 모습이었지만, 그 애정만큼은 같았다. 전시를 앞둔 지금, 작업은 점점 구체화되고, 학생들의 욕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비단 학생들의 이야기는 아니다. 사파의 선생님들도 문화예술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전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문화를 통해 그리고 예술을 통해 함께 행복해지는 꿈을 꾸는 사파의 사람들. 그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안개

 

동아리 이름도, 규칙도
내가 정하는 동아리 수업

 

오랜만에 화창한 주말이다. 한 주 동안 진행된 김민지, 여한아 씨의 초•중 수업이 끝나면 일요일 오후 2시부터 동아리 수업이 시작된다. 지각도, 결석도 환영이라 했지만 사실 20명의 아이들 모두와 눈을 맞추며 이야기할 수 있기를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린다. 오늘은 쯔엉과 링이 안 보인다. 링은 계속 몸이 좋지 않아 주말마다 라오까이에 있는 병원에 다닌다고 했다. 장난꾸러기 쯔엉은 오늘 친구들과 다른 궁리가 있는 걸까? 두 학생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수업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건강한 모습의 링이 들어오고, 뒤를 따라 쯔엉이 들어온다. 아! 지각이지만 반가운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모두가 모인 지금, 진짜 수업이 시작된다.
“아이들아! 한 주 동안 촬영한 사진들을 꺼내보자!”

 

동아리 수업은 지난해 문화예술교육 ODA 사업에 참여했던 학생들을 중심으로 하여, 팀 구성부터 주제 선정, 포트폴리오 작성, 전시 기획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자발적 활동으로 진행되고 있다. ODA 사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지속성은 동아리 수업에서 특히 빛이 난다. 참여 학생들은 지난해 참여했던 교육을 통해 누구보다 사진을 잘 이해하고 있다. 또 강사와의 유대감은 교육 환경에서 가장 좋은 배경이 된다. 자발적 활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특별한 노력보다 서로의 신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동아리 이름을 정했고 규칙도 만들었다. 동아리 이름으로는 여러 안이 나왔는데, 우리는 ‘내 안의 사진’이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아이들이 사진을 외면적인 기록의 결과물이라기보다 내면화된 이야기들을 꺼내는 방법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마음이 전해졌다. 이름이 정해지고 우리는 규칙을 정하기로 했다. 규칙을 정하기 위한 규칙도 만들었다. 일단 “~을 하지 말자”는 없애기로 했다. 하고 싶고 즐거운 규칙을 정하는 게 우리의 규칙이었다. 이에 따라 즐겁게 사진 찍자, 수업 시간에 맞춰오자, 창의적인 사진을 만들자, 친하게 지내자, 배려하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자 등의 규칙이 만들어졌다.

 

20명의 아이들은 지난해 고등학생이 된 6명의 친구들을 중심으로 6개의 팀을 만들었다. 사파 지역 내 초•중•고 학생들이 모두 모여 사파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별처럼 빛나는 6개 팀이 사진으로 반짝이고 있다. 그들을 소개한다.

 

소수민족, 노동자, 동물, 명소까지
아이들의 눈에 담긴 사파

 

고등학생인 ‘미’를 중심으로 중학생인 ‘프엉’과 ‘트엉’ 그리고 초등학생인 막내 ‘니’로 구성된 조는 조원이 모두 여성이기 때문에 팀 이름도 ‘아름다운 여성들의 모임’이다. 이 팀은 막내 니의 제안으로 ‘아이’를 찍기 시작했다. 동생의 사진을 하루하루 찍고 싶다는 니의 의견에 다른 팀원들도 기꺼이 아이를 주제로 찍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촬영한 아이들은 어떤 모습일까? 아직 아이인 학생들은 다른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볼 수 밖에 없는 어른의 시선이 아닌 눈과 눈을 맞출 수 있는 아이들만의 눈빛은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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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프엉, 트엉, 니로 구성된 ‘아름다운 여성들의 모임’ 팀이 바라본 아이들의 모습

 

고등학생인 ‘아잉’, 중학생인 ‘짱’, 초등학생인 ‘쯔엉’은 소수민족 아이들을 촬영하고 있다. 차분한 ‘아잉’이나 내성적인 ‘짱’과 달리 ‘쯔엉’은 에너지가 넘친다. 서로 다른 캐릭터들이 모인 이 조는 광장이나 타운 근처에서 만나는 소수민족 아이들을 촬영하고 아이들의 꿈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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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잉, 짱, 쯔엉이 바라본 소수민족의 아이들

 

고등학생인 ‘튜엣 아잉’, 중학생인 ‘즈엉’, 초등학생인 ‘꾸이’는 사파의 노동자들을 촬영하고 있다. 마을에 어떤 분들이 어떤 일을 하며 사파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자신들의 고민에서 주제를 발견했다. 다소 어려운 주제임에도 각자의 특색에 맞게 진행하고 있다. 함께 사파를 돌아다니며 마을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다양하게 기록하고 있는데, 특히 그림을 좋아하는 즈엉의 제안으로 아주 훌륭한 작업물이 완성되고 있다. 사진으로 다 보여줄 수 없는 공간이나 자신의 마음을 그림으로 소개한다. 사진 속 환경미화원은 그림에서 더 없이 반짝이고 아름답다. 학생들은 이들을 통해 사진 너머를 꿈꾼다.

 

튜엣 아잉튜엣 아잉

튜엣 아잉, 즈엉, 꾸이가 촬영한 사파의 노동자들

 

고등학생인 ‘뉘엣’과 중학생이 된 ‘아잉’ 초등학생인 ‘마잉’과 ‘짱’은 소수민족을 통해 다양한 문화가 숨 쉬고 있는 사파를 소개한다. 이들은 가장 열정적인 팀이다. 촬영을 위해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다녀오기도 하고 촬영하다 거절을 당하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을 제일 많이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다양한 민족을 촬영하며 그들에게 들었던 사파의 이야기와 현실을 꽤나 진지하게 표현하고 있다. 수업이 진행될수록 놀라운 결과물들을 선보이는 이 팀을 보고 있으면 다음 수업이 기대된다. 오늘은 어떤 방식으로 마을의 소수민족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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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엣, 아잉, 마잉, 짱이 살펴본 소수민족의 모습

 

고등학생인 ‘타이’, 중학생인 ‘니’, 초등학생 ‘킴선’은 로우앵글로 바라본 동물과 자신 주변의 동물들을 기록하고 있다. 말썽꾸러기 ‘킴선’은 동물을 촬영하며 이런 이야기를 전했다 “동물은 우리의 친구이다. 가장 사랑스러운 친구를 음식으로 먹는다는 건 가슴 아픈 일이다. 고기를 좋아하는 내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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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니, 킴선의 시선으로 바라본 동물들의 기록

 

고등학생인 ‘빙’, 중학생인 ‘링’ 초등학생인 ‘카잉’은 활력이 넘치는 점프로 마을 곳곳을 소개한다. 다들 내성적인 탓에 주제 선정이나 다른 사람을 촬영하는 일의 어려움을 자주 이야기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주제를 고민했다. 종이에 생각나는 단어들을 마구 적어보기도 했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촬영해 보기도 했다. 그러던 중 사진책을 구할 수 없어 A4용지에 사진을 출력해 모아둔 우리만의 사진책을 보고 카잉이 점프 사진을 찍어왔다. 빙과 링은 카잉의 사진에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고, 빙은 왜 점프를 하는지 고민하자고 했다. 다시 고민이 이어지고 침묵이 이어질 때쯤 링의 한 마디로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었다. “점프는 신날 때 하는 거잖아요. 마을에서 제일 멋있는 곳에서 뛴다면 더 신나서 높게 뛸 거예요” 그 뒤로 아이들은 정말 하늘에 닿을 듯 점프하며 촬영하기 시작했다. 보다 높이 보다 활발하게 뛰고 또 뛰는 이들의 사진을 보면 절로 신이 난다. 이들이 소개하는 사파의 명소들을 꼭 찾아가 보기를 권한다.

 

빙빙빙

빙, 링, 카잉이 시도한 사파 명소에서의 점프샷!

 

수업을 통해 진정한 사진의 가치를,
그리고 사파의 가치를 느끼는 아이들

 

이들의 작업일지 또한 매번 흥미롭다. 촬영하는 주제를 통해서 혹은 수업을 통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과정을 넘어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잉’과 ‘뉘엣’, 두 학생의 일지를 소개하려 한다.

 

사파 소수민족 아이들을 찍고 있는 ‘아잉’의 눈빛은 온기와 사랑으로 넘친다. 마음의 언어가 따로 있다고 믿는 아잉은 사진을 통해 그 언어를 표현할 수 있다고 했다. 6차시 수업은 마을에서 도보로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산사호 마을을 찾았다. 그곳에서 동아리 학생들은 소수민족 학교 친구들을 만나 같은 팀이 되어 사진 촬영 방법을 알려주었고, 산사호 마을 학생들은 함께 촬영하며 마을 이곳저곳을 소개했다. 그 수업이 끝난 후 아잉이 작성한 작업 일지다.

 

사진 찍기는 단순히 셔터를 누르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단지 여러분에게 보이는 과정일 뿐이다. 야외 사진 수업을 할 때 우리는 산사호이라는 학교를 방문했다. 나는 산사호 소수민족 아이들이 카메라를 들고 의미가 담긴 사진을 찍는 것을 보며 사진 찍기는 그냥 셔터를 찰깍 누르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 찰칵 소리 뒤에는 카메라가 아닌 아이들의 손에 담긴 행복이 있었다. 산속에 있는 아이들도 이런 사진 수업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아잉의 작업일지 중에서

 

아잉아잉

‘아잉’이 직접 작성한 작업일지와 직접 찍은 아이들의 모습

 

소수민족을 주제로 사진을 찍고 있는 ‘뉘엣’은 학생들과 선생님들 사이에서 ‘용수’로 불린다. 한국 음악을 좋아하고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용수가 자신이 좋아하는 보이밴드의 멤버 이름으로 불리길 원했기 때문이다. 용수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며 소수 민족과의 관계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피사체로서 소수민족을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소수민족과의 관계 혹은 관광객들과 소수민족과의 관계를 고민했다. 용수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작업 일지를 통해 확인해 보자.

 

사파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구름 속에 사파”, “하루에 4계절이 있는 사파”, “꽃의 천국인 사파” 등의 생각을 갖는다.
사파는 예쁜 경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민족의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라서 나에게 사파는 아주 아름다운 곳이다. 민족마다 의상, 관습, 생활 등이 모두 다르고 문화도 독특하며 신비하다. 그래서 사진 수업에 나는 “사파에 있는 소수민족”이라는 독특한 주제를 골랐다.
사진을 찍으면서 소수민족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의 친절함을 느꼈다. 그러나 동시에 사파에 있는 소수민족 사람 중 몇 명은 좋지 않은 행동을 보였다. 아마 그런 부정적인 행동은 그 사람들의 생활이 아직 어렵고, 일부는 같이 사진을 촬영한 대가로 관광객들이 자꾸 그들에게 돈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사진을 찍으러 다닐 때 나는 항상 의사소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사소통이 잘된 사람은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하고, 의사소통이 잘못된 어떤 사람은 돈을 줘야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다. 실제로 사파에 있는 소수민족 사람들은 아주 친절하고 우리를 환영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85세, 91세 할머니들도 사진 모델이 되면 아주 귀여운 포즈를 취해주신다.
앞으로 사파에서 그런 부정적인 행동이 사라지고 소수민족 사람들의 예쁜 마음이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
-뉘엣의 작업일지 중에서

 

용수용수

뉘엣(이자 용수인)이 쓴 작업 일지와 직접 찍은 소수민족의 할머니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교육
인생을 더 사랑할 수 있게 해주는 교육

 

사파 동아리 수업 외에 매개자 교육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라오까이 사범대와 사파 지역 내 교사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문화예술교육을 직접 경험해보고 문화예술교육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목적이 있다. 현지 교육 환경에 맞는 교육 방법들을 고민하며 직접 기획하고 매개자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수업이다. 지난해 교육을 바탕으로 이들과 함께 같은 꿈을 꾸고 있다.

 

라오까이 매개자 교육은 지난해 매개자 교육 프로그램의 연장선에 있다. 라오까이 사범대는 라오까이현 내 교사를 양성하는 학교다. 지난해 매개자 교육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고, 올해는 한층 더 높아진 관심과 열정으로 심화된 내용을 공유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2년째 진행되는 사범대에서의 교육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모두 여전히 ODA 사업 관련 내용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무엇보다 한국에서 온 우리들을 어제 만났던 친구처럼, 동료처럼 맞이해줬다. 라오까이 사범대에서 진행된 교육 현장의 분위기는 그들이 작성한 커리큘럼에서도 반영되었다. 커리큘럼 내용 내 교육 대상자 선정부분은 유치원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세대의 범위가 넓었고, 소수민족부터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형평성도 고려했다. 또 단일 매체보다는 통합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기획이 많았다. 다양한 의견들이 더해지고 더해져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고서야 발표가 끝났다. 그중 교육에 가장 열심히 참여했고 결과 또한 인상적이었던 사범대 교수 ‘쏭 누이’의 기획서 일부를 소개한다.

 

“노동자들은 문화예술교육 혜택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교육 제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그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그들의 쉬는 시간을 통해 함께 춤을 추는 수업을 진행하고 싶다. 춤은 서로의 관계를 더 가깝게 해주고 서로에게 행복을 나눠줄 수 있다. 나는 이 교육을 통해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꿈을 꾼다.”

 

징검다리 아카데미 프로그램은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양성에 중심을 두고 있다. 사파 내 현직 선생님들이 직접 수업을 경험하며 이 지역에 맞는 문화예술교육을 고민하고 기획하여 차후 매개자로서의 능력을 배양하고자 한다. 특히 이 수업에서는 2명의 선생님이 동아리 수업의 보조교사로 참가하여 문화예술교육 활동과 내용을 함께하고 있다. 황 선생님은 소수민족 학교에서 음악을 담당하고 있고 링 선생님 역시 사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소수민족 학교에서 미술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수업이 끝나고 직접 잘된 점과 아쉬운 점을 전하기도 하고 참관일지에 그날의 수업들을 세세히 기록하기도 한다. 우리는 수업이 시작되기 전날은 물론, 이후에도 수업에 관련된 내용을 공유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정말 좋은 수업을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

 

매개자매개자

라오까이 매개자 교육 ‘희노애락’ 중 노동자를 위한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이야기 한 쏭 누이 교수.(왼쪽)
사파 매개자 수업결과물 사탕. 이 사탕은 수많은 H’mong 아이들의 행복이다.(오른쪽)

 

1차시 수업 진행 중 “문화예술교육은 00이다”라는 질문을 했었다. 문화예술교육에 관련된 형식적인 질문과 대답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너무도 달랐다. 참여자들의 대답을 하나하나 들으며 문화 예술교육의 가능성을 다시 고민하게 했다. 그중 일부를 소개한다.

 

“문화예술은 민족의 특성을 표현하는 문화이다. 사람들이 인생의 아름다움을 사랑할 줄 알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화예술교육은 춤추는 것이다. 지속적인 노력과 열정이 있어야만 아름다운 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교육은 사람의 인생을 더 사랑하게 하는 것이다”

 

수업이 끝날 시간이 가까워졌는데 아이들은 수업을 끝낼 생각이 없나 보다. 전시 기획서를 작성하며 부족한 부분은 직접 그림을 그려 구체화 시키기도 했고 필요한 도구는 무엇인지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서로 이야기를 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곧 끝날 시간이야”라고 이야기했지만, 누구는 종이를 더 달라고 이야기했고 또 누구는 “이런 방법으로 전시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 꽤 어려운 내용이었다. 난감한 표정을 짓자 ‘짱’은 단호한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우리 팀의 이야기를 전달하기에 제일 좋은 방법이에요.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부족한 시간은 학교가 끝나고 와서 만들게요. 이 전시가 우리의 마지막 이야기예요.”

 

곧 전시가 시작된다. 마을에 걸린 플랑이 얼마 안 남은 전시를 알린다. 처음 전시를 해보는 초•중학생들은 떨린다고 했다. 두 번째 전시를 해보는 동아리 학생들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마음이 저마다 각오가 새롭다. 어서들 오시라. 예술이 꽃피는 사파로!!!

 

안개


장작

글, 사진_ 장작(장근범)
일과 작업, 문화예술교육을 병행하며 살고 있다.
svjin96@gmail.com


 

문화예술교육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사업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예술교육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사업은 수원국의 문화 존중과 주인의식(ownership)이 강조된 문화예술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공적개발원조의 본래 목적인 인도주의적•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것은 물론, 국제사회 내 ‘지속 가능 발전 교육으로서의 문화예술교육 가치 확산’에 기여하고자 2013년에 시작되었다. 올해는 세 명의 예술강사(장근범, 김민지, 여한아)가 베트남 라오까이성 사파현 초ㆍ중교육과 사파에 처음으로 결성된 동아리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베트남 지원사업은 2017년까지 5년간,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ㅇ주최 : 문화체육관광부
ㅇ주관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ㅇ문화예술교육ODA 사업단 :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ㅇ협력기관 : KOICA 베트남 사무소

 

* 이 시리즈는 문화예술교육 공적개발원조 (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사업을 위해 베트남으로 떠난 예술강사 3명의 이야기로, 총 4회에 걸쳐 소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