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잘 놀아주는 것이 창의성 훈련의 가장 기초

 

2차대회 폐막 당일에는 ‘창의교육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연합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최한 이번 학술대회는 2010년 학회별 춘계 학술대회를 2차 세계대회와 연계해 문화예술이 학교 울타리 안에서 어떻게 청소년들의 창의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지, 학교 울타리를 벗어난 문화예술은 우리 삶에 어떻게 녹아들 수 있는지 국체적인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창의력은 즐거운 놀이에서 나온다

 

영화, 연극, 무용, 사진, 디자인, 국악, 미술, 음악 등 총 8개 분야별로 나눠 동시 토론으로 진행된 문화예술교육 연합 학술대회에는 문화예술교육 분야 전문가, 교사, 예술강사 등이 참석해 창의교육과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한국디자인교육연구학회 주관으로 열린 디자인 분야 학술대회는 학회장인 이경현 성균관대 디자인대학원장의 진행으로 김승인 홍익대 IDAS 교수, 김수연 중앙대 박사과정, 홍혜경 한국디자인창의력개발원 이사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먼저 김승인 교수는 ‘창의성 디자인교육의 이해’라는 주제발표에서 창의력을 “일상생활 속에서 행복을 가져다주고, 숨겨진 잠재능력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 귀한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과거의 상상은 허구에 불과했지만 오늘날 허구는 테크놀로지에 힘입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상상력이 힘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으며 미래의 생산력은 상상력이 될 것이고, 상상력은 창의성 교육에 의해 심화되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창의성 훈련과 관련해 네 가지를 요소를 꼽았다.

첫째, 창의력은 즐거운 놀이에서 나온다고 했다. 아이와 잘 놀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영재의 경우 엄마와 끊임없는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 자녀의 호기심 어린 질문에 대답을 해주는 것이 창의성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둘째, 창의력이 커지면 행복은 따라온다고 했다. 로웬펠드(V. Lowenfeld)는 아이들의 창의성이 부모에 의래 억제되는 슬픈 현실이 나타난다고 말했고, 노벨상을 수상한 쿠르트 뷔티리히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공부 때문에 창의성을 잃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창의성과 지능은 다르다

셋째 창의적인 두뇌로 재디자인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새로이 형성하고, 새로이 정의하고, 새로운 해결책 또는 대안을 찾아보는 확산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즉 아이디어를 칭찬하고, 틀에 박힌 정답은 따로 마련하지 않아야 한다.

넷째, 상상력을 총동원하는 것이다. 아이디어 구상을 위한 체크리스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에이벌(Eberle)의 스캠퍼(SCAMPER) 활용이다. 스캠퍼는 대체하기(Substitute), 결합하기(Combine), 적용하기(Adap), 수정하기(Modify),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Puu to Other uses), 제거하기(Elimination), 재구성하기(Rearrange)를 뜻하는 영어단어 알파벳 첫 자를 따 만든 것으로 특히 광고제작에 유용하다.

김 교수는 엉뚱하면 뛰어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전하고, 학교 교육이 창의성을 말살시키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창의성과 지능은 다르다”며

“영재아를 분석하면 엄마아빠가 너무너무 친절한 것을 알 수 있다. 영재부모는 100번을 물어보면 100번을 대답하는 특징이 있다”고 유아기 때의 부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창의력 증진을 위해 중요시해야 할 3가지 요소로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의 역할, 수업내용 살피기, 학급 인원 등으로 정리하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디자인 시범교육, 디자인에 대한 흥미유발이 가장 중요

 

김수연 중앙대 강사는 2009학년도 디자인 시범교육과 관련해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10주에 걸쳐 이루어진 디자인 시범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아이들이 디자인에 흥미를 갖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중도를 높이고 흥미를 끌 수 있는 시각적 자료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먼저 1주차에서는 ‘디자인과 친해지기’라는 주제로 디자인은 정답이 없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표지를 만들기에 아이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4주차에서는 ‘나는 누구인가가 아닌 나는 무엇인가’로 포인트를 잡고 접근했다. “1주차 때 나온 그림과 비교했을 때 과반수이상 향상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정해진 정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이들의 창의적인 표현이 많이 나왔고, 이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6주차에서는 ‘과학자가 된 디자이너’라는 주제로 융합 디자인에 도전했다. 아이들이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다양한 사고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활동에 즐거워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마지막 10주차는 ‘기네스북에 도전하자’라는 주제로 세상에서 가장 긴 기차는, 세상에서 가장 큰 무당벌레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 등의 예시를 해서 아이들의 생각을 그림에 담도록 했다. 그러자 백점 맞아야 하는 생각, 졸린 생각, 올백을 노린다, 틀리면 잔소리 등으로 가득 찬 자신의 머리가 가장 무겁다고 표현하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그림이 완성됐다.

김수연 강사는 디자인 시범교육을 통해 얻은 가장 큰 효과는 “결과물에 대한 완성도 중요하지만, 아이들 스스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그 생각을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라고 밝히며 앞으로 다양한 재료로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집중력 향상을 위한 교육대상의 학년별 통일, 정규과정과 방과후 동아리 활동에서의 장단점 보완, 교육과정 프로그램 별로 2교시 이상의 수업 시간, 원활한 수업 진행을 위한 보조교사 참여 등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예술강사들의 소통의 창구로 활용했던 블로그 활동이 효과적인 역할을 한 경험을 전하며 교사 간 교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아이들의 창의성 훈련에는 교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홍혜경 이사는 ‘창의사고기법에 따른 디자인교육 콘텐츠 개발 연구’ 를 주제로 발표했다. 창의성의 정의를 내릴 때 전통적 정의는 빨리 생각해내는 능력을 뜻하고, 광의의 정의는 새로운 것과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토란스(Torrance)는 창의성을 18개의 그림으로 예술적 정의를 내리고 있다. 창의성이란 알기는 원하는 것, 내일과 악수하는 것, 안으로 깊이 파고드는 것, 냄새를 맡으려고 귀를 기울이는 것, 여러 곳을 거쳐 어느 하나를 더 깊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창의성이란 “수많은 사고를 마치 따발총처럼 연달아 발사한 뒤 과녁 부근에 있는 것만 간추려 선택하는 것”이라는 것이 홍혜경 이사는 밝혔다.

창의성은 몇 개의 수준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는데, 디자인교육 콘텐츠 개발과 관련해서는 표현적 창의성, 생산적 창의성, 발명적 창의성, 혁신적 창의성, 발명적 창의성의 개발이 가능하다. 창의적 사고기법과 교육사례로는 이해하기 쉽게 스캠퍼를 이용한 우산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설명했다. 우산을 다르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대신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면? 더 크게 하면? 더 작게 하면? 다르게 배치하면? 변형시키면? 조합하면? 등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구하다 보면 우산의 쓰임새에 대해 갖가지 활용법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의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들이 떠드는 것도 창의성의 계발이 될 수 있다. 교사 스스로 창의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 아이들에게 단순히 생각을 하게 한 다음 피드백을 주지 못하면 아이들은 그 자리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좋은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가 되지 않아야 하는 것처럼, 남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닌 아이들의 창의성을 끌어주는 사람이라는 방향성을 갖고, 아이와 같이 놀아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교사의 역할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