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미디어교육이 있다: SIYFF 미디어교육 포럼

박지은(이우고등학교 교사) |rienic@hanmail.net

지난 16일부터 19일에 걸쳐 한국영화감독협회 시사실, 충무로 영상센터 오!재미동 극장에서는 사단법인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조직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제 6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SIYFF)가 열렸다. SIYFF은 크게 국내 경쟁 부문, 해외 초청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부대 행사인 《미디어교육 포럼》은 해를 거듭하면서 영화제의 빠질 수 없는 한 부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간 청소년 영상문화, 청소년 미디어센터의 전망, 영상미디어 교육의 현황, 유형별 분석 및 활성화 방안 등 청소년과 영상ㆍ미디어교육에 대한 여러 주제를 다루어 온 미디어교육 포럼 <미디어교육 Focus In>은 9월 18일 오후 3-7시에 걸쳐 충무로 영상센터 오!재미동 극장에서 진행되었다.

영상의 숲을 가로지르는 미디어교육

김영순 교수(인하대 사회교육학과)는 첫 번째 섹션에서 다양한 미디어교육의 필요성을 전제로 하면서, 특히「2%-전지현, 조인성 편」,「DIOS-김희선 편」,「실론티」 등 우리가 익히 보아온 광고를 중심으로 미디어교육의 목표 중 하나인 공시문화(contemporary culture) 읽기의 한 방법을 제시했다.

학생들이 대중문화 텍스트인 광고를 서사읽기, 인물 및 상징읽기 함으로써 광고의 매커니즘, 함의를 알게 할 수 있다는 김 교수의 미디어교육 방법론은 학생들로 하여금 모둠별로 협업과 토론 과정을 거쳐 텍스트 다시 쓰기 함으로써 창의력 함양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론이었다.

미디어교육의 현황과 문제점

흥미로운 광고 분석을 통해 미디어교육의 방법론과 가능성을 제시한 김 교수의 발제에 이어, 두 번째 섹션에서는 원용진 교수(서강대 신문방송학과)의 발제를 중심으로 미디어교육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이찬현, 박병수, 서재관 이상 세 명의 현장교사가 함께 하는 토론이 진행되었다.

원 교수는 미디어교육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의로 다른 교육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는 이른바 문화교육을 통한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제시했다. 또한 새로운 미디어 교육방향으로 통합 리터러시(literacy), 3C(Critical decoding, Creative encoding, Co-operative classroom)를 제시했다.

이 섹션을 통해 여러 기관, 단체, 학회에서 진행중인 미디어교육 관련 연구들이 상호보완해야 함을, 교육현장과 연구기관과의 연계가 절실함을 알 수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각각 발제자, 토론자로 두 번째 섹션에 참여 예정이었던 신강호 교수(대진대 연극영화학부), 변재란 교수(순천향대 예술학부)의 부재가 아쉬운 자리였다.

카메라를 만난 소년소녀들에게

세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된 이번 미디어교육 포럼의 마지막 순서에서는 김혜준 사무국장(영화진흥위원회)과 김철현 PD(서울여대 정보영상학부 강사)를 통해 영상산업의 흐름에 관한 정보와 전망, 그리고 영상분야로의 꿈을 키우는 청소년에게 직업과 학과선택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세 번째 섹션에서는 객석과의 질의응답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김혜준 사무국장과 김철현 PD의 솔직담백한 이야기에 이어진 한국영화의 실상과 현주소에 대한 질문, 향후 청소년 영화영상 제작에 대한 지원 계획 여부, 이 외에도 실제 청소년들의 진로 상담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를 통해 그동안 카메라를 만난 소년소녀들이 얼마나 갈증을 느껴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지금 여기, 미디어교육이 있다

지하철 3, 4호선 충무로 역 내에 위치한 영상센터 오!재미동 극장은 다소 불편한 자리였지만 그 어떤 포럼에서도 느낄 수 없는 따스함이 있었다. 극장 자체가 가지는 위치상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작은 공간을 가득 메운 사람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미디어교육에 대한 열기가 컸기 때문이리라.

최근 영화교육의 범위는 특별활동, 학교 밖 교육과정에서 이루어졌던 과거에 비해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영화교과를 선택교과로 정규교육과정에 편입시켰고, 지난 3월부터 문화관광부ㆍ영화학회는 영화강사풀제를 통해 현재 전국 초ㆍ중ㆍ고 100개교에 걸친 영화 시범 교육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동향에 그를 뒷받침해줄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현장교사, 일반인, 학생 등 관련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궁금증을 해결할 창구 역시 부족하다.

그렇기에 SIYFF 내 미디어교육 포럼과 같은 공적 장(場)뿐 아니라 우리 주변의 여러 곳에서 언제든지 미디어교육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여기, 바로 당신의 옆으로 미디어교육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박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