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움트고 피어나는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장면들을 포착합니다.

나와 우리, 세상을 그리는 바다마을 아이들

항구초등학교 ‘2018 마을축제형 예술꽃 씨앗학교 성과공유회 - 갈매기 나래 펴다’

문화소외지역에 위치한 400명 이하 소규모 학교를 대상으로 4년간 장기지원을 통해 전교생이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예술꽃 씨앗학교’. 2008년 10개 학교를 시작으로 사업 10주년을 맞이한 2018년까지 전국 103개 학교가 예술꽃 씨앗학교로 선정되었다. 지난해 가을, 예술꽃 씨앗학교 4년을 마친 6기 18개교에서는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기획하고 지역과 학교가 하나되는 마을축제로 성과공유회를 열었다. 『2018 마을축제형 예술꽃 씨앗학교 성과공유회 사례집』에 수록된 사례중 포항 항구초등학교의 성과공유회 ‘갈매기 나래 펴다’를 소개한다. 간만에 온전한 하늘이 반가웠다. 치솟은 빌딩 사이에서 만날 보던 조각난 하늘대신 넓고 깊게 펼쳐지는 하늘을

나의 이야기는 오늘도 계속된다

신중년을 위한 2018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포럼 2부

몇 해 전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는 인간 수명이 최고 142세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00세 시대’ ‘인생 이모작’이라 말했던 것이 최근에는 ‘120세 시대’ ‘인생 삼모작’으로 늘었다. 인간 수명이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우리 삶의 방식 혹은 문화는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더구나 우리는 혹독한 경제성장의 시기를 지나 ‘나’라는 개인의 삶과 행복에 대하여 이야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지금 우리는 나이 듦에 있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의 방식과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역사적’인 순간을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난

어린이 고유의 영역과 세계를 존중하다

2018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 전시회 및 콘퍼런스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이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진행하는 시각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사진, 회화,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예술가들이 직접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라는 특징을 가지며, 8세부터 13세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14~15주에 걸쳐 운영된다. 교육진흥원은 독일 리틀아트에서 진행한 동명의 프로젝트를 2013년 국내에 도입, 문화예술교육 단체‧기관 및 시각예술가들과 협업하여 연간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15주의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참여한 어린이가 직접 큐레이팅하는 지역전시회를 가진 뒤, 참여 예술가와 함께 프로그램의 성과를 조망하고 결과를 공유하는 행사를 개최해오고 있다. 추리를 위한 질문: ‘무엇’은 무엇일까 매력적인 제목이다.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라니.

십 대의 끝자락에서 ‘나’를 외치다

2018 고3 수험생 대상 문화예술교육 사업 ‘상상만개’ <나인틴, 우리들의 마지막 이야기>

“오늘 아침에 아이들이 수능 성적표를 받았어요.” 배방고등학교 이원희 교사는 ‘상상만개’ 운영진을 맞이하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필이면 오늘이 수능 성적표 발표일이라니. 여러 가지 생각이 복잡하게 교차하는 날, 다른 그 어떤 날보다도 이불 속에 들어가 있고만 싶은 오늘, 지금의 나를 꺼내 쓰라고 이야기해야 한다니. 강의를 맡은 정소정 극작가는 “오늘 같은 날 어떻게 글을 쓰나요. 전업 작가도 이런 날은 아무것도 못 해요.”라며 아이들의 마음부터 걱정했다. 학교는 고요했다. 수능을 마치고 출석 일수를 채우기 위해 억지로 몸을 끌고 나온 고3 학생들의 무료함, 아니 무기력감이 복도에

‘예술+기술+교육’은 인간의 미래 좌표

과학기술과 예술 그리고 창조적 문화예술교육공간을 위한 <오픈토크> 리뷰② 세션2

지난 11월 15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교육동 아트팹랩에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주최한 ‘과학기술과 예술, 그리고 창조적 문화예술교육공간을 위한 (이하 ‘오픈토크’)’가 진행되었다. 이날 프로그램 중 세션2로 진행한 ‘예술+기술+교육’은 올해 아르떼 아카데미에서 예술교육 전문성을 심화하기 위해 개발한 연구 기반 프로그램 연수 과정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 연수 프로그램은 예술 현장의 변화를 파악하고 새로운 예술교육의 패러다임을 준비하기 위한 아르떼 아카데미의 노력과 일련의 과정을 가늠하는 일종의 중간 단계로 비친다. 즉, 이날 소개한 연수 프로그램은 완성형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해서 문화예술교육 현장과 교감하면서 교과과정을 향상해 나갈 것을 전제로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문화예술교육

2018 부평문화포럼 ‘지역사회와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문화예술교육’

2005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설립된 이후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 제정되면서 문화예술교육은 정부 주도형 모델로 성장해왔지만 늘 문화예술교육의 정의에서부터 주체, 효과 등에 관해 여러 가지 담론의 변화와 다양한 논의가 있어왔다. 그리고 지난 11월 8일 부평구문화재단이 주최한 부평문화포럼 ‘지역사회와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역할을 확장하기 위한 방안이 정리되고 예술가의 역할과 예술 활동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었다. 첫 번째 발제자인 경희대학교 박신의 교수는 예술교육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 독일 아티스트 요셉 보이스(Joseph Beuys)의 ‘누구나 예술가다’라는 명제를 들어 설명했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잠재된 창의력이 있다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의

기술-예술-공간의 미래 앞에서 다시, 인간을 생각하다

과학기술과 예술 그리고 창조적 문화예술교육공간을 위한 <오픈토크> 리뷰 ① 기조연설+세션1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 ‘급변’이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상상하고 예측하고 대비할 틈도 주지 않은 채, 미래는 성큼 우리 눈앞에 다가왔다. 과학기술은 미래의 도래를 놀라운 속도로 앞당기고 있다. 개인의 일상과 사회 시스템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미처 준비할 새도 없이 다가온 미래 앞에서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동시에 뼈아픈 과제를 떠안는다. 지난 11월 15일, ‘과학기술과 예술, 그리고 창조적 문화예술교육공간을 위한 <오픈토크>(이하 ‘오픈토크’)’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교육동 아트팹랩에서 진행됐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으로 주최한 본 행사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예술과 기술, 문화예술교육의 가능성과

“음악은 영원하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꼬마작곡가 워크숍 및 오픈클래스를 마치고

뉴욕 필하모닉의 VYC(Very Young Composers, 꼬마작곡가) 프로그램을 채택한 전 세계 모든 나라 중에서 한국은 특별하고 단연 눈에 띄는 나라이다. 한국의 꼬마작곡가는 미국 뉴욕에서 진행하는 VYC 프로그램 규모의 약 3배에 달하며, 뉴욕보다 훨씬 많은 티칭아티스트를 고용하는 한편, 예산 규모 역시 뉴욕의 약 3배에 육박한다. 현재 서울을 포함한 10개 도시(의정부, 성동, 연수, 하남, 군포, 용인, 전주, 김해, 통영)에서 꼬마작곡가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VYC 프로그램이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꿈의 오케스트라(한국형 엘시스테마)와 관계를 수립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의 교류는 주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을

작은 씨앗이 품은 희망은 크다

예술꽃 씨앗학교 지원사업 10주년 콘퍼런스 : 경험과 성찰, 새로운 모색

2008년 10개 학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국 농산어촌, 도서벽지의 소규모 학교 103개가 예술꽃 씨앗학교로 선정되어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학교와 지역사회, 학생들의 삶 속 예술꽃을 피워가고 있다. 예술로 꿈꾸는 학생, 문화로 꽃피는 학교, 문화를 향유하는 지역사회를 모토로 예술꽃 씨앗학교를 가꿔온 10년의 경험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비전을 그려보는 콘퍼런스가 지난 10월 26일 개최되었다. 갑자기 세찬 비바람이 몰아친 궂은 날이었지만, 오프닝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이천 단월초(예술꽃 8기) 학생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가사로 담은 ‘우리들의 뮤지컬’로 따뜻하고 밝은 기운을 전하며 콘퍼런스가 시작되었다. 10년의 경험과 성찰을 나누다 다시, 예술꽃

지역과의 협력으로 신중년의 생애전환을 꿈꾸다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워크숍 리뷰

지난 10월 8일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사업 2차 기획 워크숍이 열렸다.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추진단(이하 ‘추진단’)과 5개 광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이하 ‘지역센터’),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 등이 참석하여 사업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협의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올해 시범사업으로 경남, 세종, 대전, 전남, 인천 등 5개 지역센터가 참여하고 있고, 교육진흥원에서도 만 50~64세 신중년을 위한 ‘삶과 나이’란 테마로 등 3가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지역센터와 추진단, 교육진흥원이 적극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해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기존의 공모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센터를 대상으로 사업의 취지와

일과 삶의 균형, 문화예술교육의 역할은?

‘워라밸 시대,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 포럼 리뷰

지난 10월 19일 세운상가 세운홀에서 ‘워라밸 시대,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를 주제로 한 포럼이 열렸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번 포럼은 이러한 변화와 관심에 대하여 문화예술교육은 어떤 대응을 하고 있으며 향후 정책 방향은 어떠해야 할지 짚어보는 자리였다. 포럼에 사회자로 참여하며 들었던 생각과 현장에서 나누었던 논의를 짧게 정리해 본다. (왼쪽)‘워라밸시대,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 포럼, (오른쪽)김정운 1. ‘창조는 편집이다 : 예술, 삶의 균형점’을 제목으로 기조 강연을 한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여러가지문제연구소 소장은 성찰 없이 달려온 한국 사회와

그러므로 몸으로, 발견-회복-실현

국립현대무용단 ‘무용학교’

체감하진 못하지만,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민의 일상에 변화를 주고 있는 듯하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여가 관련 카드 매출이 지난해보다 9.2%’(조선일보, 2018.10.7.) 증가했다고 한다. 신용카드사용 빅데이터를 다룬 또 다른 통계에서는 ‘공연장이나 전시장의 결제 금액 증가세도 두드러’져 ‘티켓 판매도 16.6% 늘었다.’(아시아경제, 2018.8.27.)고 한다. 그리고 ‘발레리나, 피아니스트, 플로리스트 등 여성들의 꿈의 직업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도 평일 저녁에 가능해졌다. 예체능계 학원 등록금액이 같은 기간 9억9,749만원에서 14억1,196만원으로 늘었다’(아시아경제, 2018.8.27.)고 한다. 추산하면 41.6% 증가한 셈이다. 과연 어떤 이들이 무슨 이유로 이런 수업을 듣는 것일까? 직접 답변을

워라밸 시대를 함께할 당신의 도서관

서초구립반포도서관 문화예술 프로그램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이 다가오면, 길은 총총히 불을 밝힌다.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 금세 빼곡하고 길게 늘어지는 퇴근행렬. 버스와 지하철에도 사람들이 넘쳐난다. 퇴근 후, 이미 늦어버린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면 고단한 몸에서 한숨이 저절로 새어 나온다. 얼마 남지 않은 하루의 끝자락. 무엇을 해볼 수도 있겠지만 또 무엇을 하기에는 충분치 않은 시간이다. 지난 7월 1일,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었다.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적용하기 시작해서 그 이하 규모의 사업장으로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시행 초기, 생산성과 노동환경 사이에서 설전이 오가고 있는 형국이지만 ‘저녁이 있는 삶’에

기꺼이 놀이하고 몰입하게 하는 존중

하자센터 ‘청개구리 작업장’

지난 8월 30일, 하자센터 ‘청개구리 작업장’을 보고 온 후 나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 이야기를 한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기 위해 녹취하여 정리하고, 거기에서 아이들의 키워드를 찾아서 다음 수업의 맥락을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에 대해. 벽면에 빼곡히 붙어있던 ‘난관 – 난관 극복 – 난관’에 대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작전 회의’를 하면서 길을 만들어가는 아이들에 대해. 청개구리 작업장 이야기를 하려면, ‘하자센터’(이하 하자)와 분리할 수 없다. 이것은 유형의 공간이 지향하는 것을 무형의 프로그램 안에 넣으면서 그 의도와 가치를 발견해내는, 지극히 ‘하자’ 스타일의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주인의식을 가진 개인, 시민력의 시발점

금천구 청년 활동 공간 ‘청춘삘-딩’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에는 청년이 직접 주체가 되어 설립한 ‘청춘삘-딩’이 있다. 금천구청, 비영리민간단체 꿈지락네트워크(이하 꿈지락), 지역 청년들이 함께 운영하는 이 공간은 누구에게나 개방된 공간이자, 지역 내 청년 활동을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을 한다. 2016년 11월에 개관한 청춘삘-딩은 인적이 뜸해진 청소년독서실을 리모델링하여 탄생한 공간이다. 청춘삘-딩이 조성된 후 금천구는 80여 개의 지역 청년 커뮤니티를 발굴했다. 청년들의 사소한 날갯짓이 금천구에 엄청난 ‘태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청춘삘-딩 외관 청년커뮤니티지원사업 ‘두잇’ 청년 자치 활동의 결과, 청춘삘-딩 금천구는 과거 경기도 시흥군에 속했던 지역으로 영등포구, 구로구에 편입되기도 했다가 1995년 마침내

역사를 품고 삶을 엮고 미래를 짓는 터

예술공간 이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예술공간 이아에 가려면 꼼짝없이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골목들을 통과해야 한다. 제주목관아와 관덕정을 중심으로 한 행정기관이 자리 잡아 오랫동안 제주의 중심지였던 그 공간은 이제 낡은 도시, 원도심으로 불린다. 그 곳에는 제주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성당과 교회, 극장이 있고 제주의 중심 상권이었던 동문시장과 한짓골이 자리 잡고 있다. 이름마저 중앙로인 거리를 따라가면 제주의 근대를 지탱해 온 오래된 가게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굽이굽이 역사의 흔적을 묻히고서야 우리는 ‘예술공간 이아’에 도달할 수 있다. 예술공간 이아를 이야기하자면 장소의 역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아’는 조선시대 제주목사를